국내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는 브라질 합작사만 보면 ‘빡칠’ 노릇이다. 6년여 전(前) 호기롭게(?) 남미 진출의 전초기지를 세웠지만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을 정도로 부실만 쌓이고 있어서다.
만도는 2011년 5월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카야바(KYB·Kayaba Industry)와 합작으로 브라질에 자동차 부품회사 ‘KMB(KYB-Mando do Brazil Fabricante De Autopecas.)’를 설립했다.
브라질 파젠다(Fazenda)시에 위치한 KYB 공장을 기반으로 자동차 서스펜션 등 현가 제품을 생산해 브라질 내 현대차, GM, 도요타, 닛산, 혼다 등에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양사가 각각 50대 50으로 출자했다.
당시 만도에게 KMB는 남미 진출의 전초기지 성격을 갖는다. 단기적으로는 완성차 업체들의 브라질 생산법인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남미 대륙 전체로 공급망을 확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
하지만 KMB의 경영 성과는 만도의 당초 기대와는 완전 딴판이다. 2012~2015년 한 해 최대 매출이 351억원 정도다. 특히 순손실이 적게는 41억9000만원, 많게는 162억원에 달했다. 브라질 경제 악화와 헤알화 가치 하락 등의 영향이 컸다.
이렇듯 결손금만 쌓이는 통에 만도의 지속적인 자본 수혈에도 불구하고 KMB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만도는 설립 당시 101억원에 이어 2013년 52억7000만원, 2015년 53억7000만원 등 총 206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2015년 말 KMB의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15억8000만원가 되고 장부가치는 ‘0’가 됐다.
지난해 들어 다소 개선되는 듯 보이기도 했지만 그뿐이었다. 작년 매출 396억원에 순익이 35억3000만원 흑자로 반전하기는 했지만 올해 들어 재무실적은 또다시 악화된 상황이다.
올 1~9월 매출 396억원에 순익적자가 55억20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또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9월 말 현재 자산(483억원)보다 부채(520억원)가 36억7000만원이 많은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