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가 11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문재인 대통령이 불참한 가운데 4대 그룹 총수들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행사의 무게감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참석자들은 덕담을 주고 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 전날 청와대가 개최한 신년인사회에는 불참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도착해 얼굴을 알림.
▲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참석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이낙연 국무총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
특히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이번 행사에 참석해 눈길.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 오는데 15년이 걸렸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국노총이 대한상의로부터 처음 초청을 받은 게 2003년이었는데 이번에 수락한 것이라고. 이낙연 총리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 위원장의 발언 모습을 흐믓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장면이 행사장 방송카메라에 잡히기도.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을 대표해 참석.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경영이란 게 경기가 좋다고 되느냐"며 답답함을 드러냄. 그는 기자들의 질문공세가 부담스러웠는지 나중엔 어떤 질문을 해도 "새해 복 많이 받으라"며 대답을 피하기도.
이날 행사에는 삼성물산과 옛 제일모직간 합병에 반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한 일성신약 윤석근 대표(부회장)도 참석.
윤 부회장은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배임이 되기 때문에 소송을 한 것이지 이재용 부회장 문제가 잘 풀리길 바라는 게 회사측 입장이다. 이 점은 회장님도 같은 생각이다"라고 언급. 일성신약은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합병무효 소송에서 패소(1심)했고, 이와 별도로 합병 당시 책정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이 적정하지 않다고 제기한 소송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임.
새해 들어 남북 대화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현대그룹에서도 현정은 회장이 참석해 참석자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다만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견을 묻자 손을 저으며 즉답을 피함. 현대그룹 관계자는 "신년사에 나온 내용으로 갈음해달라"고 주문.
현 회장은 신년사에서 "최근 지속되는 군사적 긴장으로 인해 대화와 교류의 문이 닫혀있고 어두운 전망이 거론되지만, 언제가는 평화의 길로 접어들 것을 의심치 않는다"며 "선대회장의 유지(遺志)인 남북간의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은 반드시 우리 현대그룹에 의해 꽃피게 될 것"이라고 밝힘.
한편 행사장에는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수행원 없이 참석. 이날 대한상의가 안내한 드레스 코드는 '비즈니스 정장'이었는데 박 회장은 캐주얼한 재킷을 입고 나오는 파격(?)을 시도해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