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1위 대형항공사 대한항공이 재작년보다 부진한 영업실적을 냈다. 매출이 소폭 늘었지만 영업비용이 이보다 더 크게 늘어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데 실패했다.
대한항공은 작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9398억원, 매출은 12조92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매출은 재작년보다 3.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2% 감소한 규모다.
영업이익률은 재작년 9.6%서 7.8%로 낮아지며 한해 걸러 다시 8%선 아래로 밀렸다. 작년 1월 취임한 조양호 한진 회장 장남인 조원태 대표이사 사장의 첫해 데뷔전 경영 성적으로는 아쉽다는 평가다.
이를 의식한 듯 대한항공은 늘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내놓던 실적을 대한항공 본체만 따진 '별도재무제표' 위주로 발표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9562억원, 영업이익률은 8.1%로 연결 기준보다 다소 낫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4분기만 떼내 보면 영업이익은 2200억원, 매출은 3조1071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7.1%다. 전년 동기 대비로 영업이익은 23.4%, 매출은 6.1% 늘린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7.1%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포인트 높였다.
연간 실적이 전년대비 부진했던 건 항공여객 최성수기 3분기(7~9월) 실적 악화 탓이 크다. 중국과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여객 실적 악화로 이어졌고 국제 유가가 상승한 부담도 있었다. 재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4600억원, 영업익익률은 14.8%에 달했지만 작년엔 각각 3555억원, 11.1%에 그쳤다.
작년 여객수송량(RPK, Revenue Passenger Kilometer)은 전년보다 2.6% 성장했다. 4분기 경우 전년동기 대비 ▲동남아 10% ▲유럽 8% ▲대양주 4% ▲미주 4% 등 RPK가 증가했으나, 사드와 북핵 영향으로 중국과 일본 노선은 실적이 감소했다.
화물은 4분기 반도체 관련 물량, 전자상거래 등의 수요 증가로 전년대비 ▲대양주 32% ▲일본 17% ▲미주 3% ▲유럽 3% ▲동남아 2% 등 전 노선에서 수송실적(FTK, Freight Ton Kilometer)이 증가했다.
올해는 여객 화물 모두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란 게 대한항공 기대다. 여객 부문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개항, 평창동계올림픽,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V) 가시화 등이 호재가 될 전망이다. 화물도 정보기술(IT) 화물 증가로 수익성이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실적과 함께 1주당 보통주 250원, 우선주 300원의 현금 배당 계획을 발표했다. 대한항공 배당은 2011년 이후 7년만에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