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갤럭시아컴즈(키투넷솔루션)가 상장사 옛 바로비젼을 디딤돌 삼아 우회상장한 것은 2009년 12월. 이를 계기로 간판을 바꿔단 현 갤럭시아컴즈는 합병 이듬해인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재무실적이 형편없었다. 합병 전(前) 2008년 1040억원에서 2011년 1780억원으로 매출(연결기준)은 성장하는 듯 보였지만 수익성이 영 시원치 않았다.
4년 연속으로 한 해 평균 74억6000만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순익 역시 적게는 94억1000만원, 많게는 345억원 적자가 이어졌다. 이렇다보니 결손금이 453억원(2013년 말)에 달할 정도였다.
원인은 무엇보다 부실 계열사 갤럭시아디바이스와 갤럭시아디스플레이에 있었다. 이 계열사들 또한 조현준(50) 효성 회장이 2008년 정보기술(IT)에 꽂혀 IT 회사들을 거침없이 사들이며 ‘갤럭시아’ 미니계열을 형성할 당시 편입한 곳이다.
▲ 조석래 전 효성 회장 |
◇ 노회장, 완전잠식 계열사 인수 이면엔…
갤럭시아디바이스(옛 ‘소림’으로 2009년 12월 현 사명으로 변경)는 갤럭시아컴즈가 바로비젼 시절인 2008년 11월 인수한 업체다. 원래는 휴대폰(피처폰)용 키패드를 만들던 곳으로 편입 초기만 하더라도 영업이 괜찮았다. 2009년 매출(별도기준) 837억원에 영업이익 25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2013년까지 단 한 해를 빼고는 4년간 영업손실이 계속되며 순익적자가 337억원이나 됐다. 매출은 매년 예외없이 뒷걸음질쳤고 2013년(224억원)에는 2009년에 비해 4분의 1토막이 됐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은 것이다. 급기야 60억2000만원의 결손금이 생겼고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완전자본잠식(자본총계 –37억9000만원) 상태에 빠졌다.
‘노(老)회장’의 등장은 이런 부침의 와중에 나왔다. 조 회장의 부친 조석래(83) 전 효성 회장이 갤럭시아컴즈의 갤럭시아디바이스 지분 100%를 8억9400만원을 주고 전량 사들인 것. 2014년 12월의 일이다.
이 뿐만 아니다. 이듬해인 2015년 7월에는 갤럭시아디스플레이(옛 ‘테라디스플레이’로 2009년 8월 사명변경)도 인수했다. 당시 갤럭시아컴즈의 계열(소유지분 37.4%)로 있던 갤럭시아디스플레이의 100% 무상감자가 있고 난 뒤 204억원을 출자, 개인 소유로 만든 것이다.
휴대폰용 터치스크린 패널 업체인 갤럭시아디스플레이 역시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때다. 2014년 매출 116억원에 영업손실 7억5400만원을 기록하며 2010년 이후 완전자본잠식(2014년 말 자본총계 –192억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태였다.
2015년 8월 갤럭시아디바이스와 디스플레이는 합병하게 되는데, 현재 갤럭시아 6개 계열 중 5곳이 조현준 회장 지배 아래 있는 반면 갤럭시아디바이스만이 조석래 전 회장 소유(100%·595만주)로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 ‘흠집 날라…’ 후계자 커리어 관리
조 전 회장의 사재 출연은 오너로서 부실 계열사에 대한 책임경영 차원이다. 한편으로는 당시 ㈜효성 사장으로서 경영자의 길을 걷고 있던 후계자 조 회장의 커리어에 흠집이 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도 깔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부실 계열사들을 정리하자 갤럭시아컴즈는 비록 외형은 축소됐지만 수익성이 이전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매출은 2013년 1260억원, 2014년 983억원에 이어 2015년 39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갤럭시아디바이스, 디스플레이 등 7개 법인이 연결재무제표 대상법인에서 제외된 때문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4년 18억6000만원 흑자로 반전했다. 특히 순익은 무려 215억원에 달했다. 갤럭시아디바이스 처분이익 268억원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만일 갤럭시아이스 매각이 없었다면 2014년 연결재무제표에는 17억4000만원의 순손실이 잡혔을 상황이었다.
이후로는 우량 계열사로 변신했다. 2016년 539억원, 2017년 691억원으로 매출은 점점 확대 일로다. 주력사업인 ▲휴대폰 소액결제, 신용카드 결제, 상품권 결제 등의 전자결제▲모바일 상품권, 쿠폰 등의 모바일마케팅 사업이 시장 확대와 더불어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영업이익은 2015~2017년 적게는 24억1000만원, 많게는 47억1000만원 흑자를 내고 있다. 순익도 2015년 15억1000만원에서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36억8000만원, 30억7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현재 갤럭시아컴즈 최대주주로서 조현준 회장의 소유주식(31.8%·1108만주) 가치가 295억원(투자금액)에서 516억원(20일 종가 4665원 기준)으로 불어난 데는 3년 전 부실 계열사들을 정리해 준 ‘노회장’의 손길이 숨어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