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들의 LCD 물량공세로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이노텍마저 빨간불이 들어왔다.
1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2분기 LG이노텍이 6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100억원 이상 적자를 낼 것으로 봤던 것에 비하면 적자폭이 줄어든 것이지만 급격한 실적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LG이노텍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6년 2분기가 마지막이다. 당시 애플 아이폰과 LG전자 G5의 판매부진 여파가 LG이노텍으로 옮겨붙어 18분기만에 34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위기에 빠진 LG이노텍을 구해낸 건 듀얼카메라였다.
듀얼카메라는 초점이 다른 렌즈 2개로 이뤄져 넓은 화각의 촬영에 적합하고 원하는 영역을 더 또렷하게 부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를 애플이 채택하면서 LG이노텍의 실적이 큰 폭 개선됐다. 지난해 듀얼카메라를 생산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가 LG이노텍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0%, 80%에 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같은 사업편중이 올해 2분기에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아이폰X가 고가논란을 부르면서 판매량이 신통치 않자 LG이노텍의 실적이 미끄러졌다. 생산확대를 위해 늘린 설비는 제품이 안팔리자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왔다.
실제로 광학솔루션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선데 이어 2분기에는 적자폭을 더 키웠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판소재와 전장부품 등 다른 사업부가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따라 LG이노텍이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위안은 올해 하반기 나오는 아이폰 신모델 3종에는 모두 안면인식을 위한 3D 센싱모듈이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는 아이폰X 1종에만 적용했던 부품인데, 애플은 보안기능 강화를 위해 전체 신모델에 이를 확대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X에 적용한 3D센싱 모듈은 LG이노텍이 공급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최상위 프리미엄 아이폰에 렌즈가 3개 달린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화웨이가 이미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여 애플로선 스펙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글로벌 카메라모듈 1위인 LG이노텍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더라도 LG이노텍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예전만 못하다. 반년 전만 하더라도 증권사들은 올해 LG이노텍이 5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3000억원 밑으로 눈높이를 낮췄다.
LG그룹의 또다른 부품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국업체들의 설비증설에 따른 LCD 패널의 공급과잉으로 올해 1분기 983억원의 영업적자를 낸데 이어 2분기에는 적자폭이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LG디스플레이는 경쟁이 심해진 LCD를 대신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OLED)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