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재벌가(家) 사위인데 커리어에 대한 언급이 빠지면 섭섭하다. 아니나 다를까, 다시 훑어보자 전에는 눈에 안 들어왔던 몇가지 인상적인 물밑 행보가 엿보인다.
SK 최(崔)씨 일가의 ‘좌장(座長)’ 최신원(66) SK네트웍스 회장의 1남2녀중 맏딸 최유진(40)씨가 구데니스(한국명 ‘구본철’·44) 에이앤티에스 대표와 결혼한 때는 2006년 5월이다.
최유진씨는 미국에서 디자인을 전공했으며 두 사람은 유학 도중 만나 수년간의 연애를 거쳐 결혼에 골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혼 이후 2015년 7월 장인 최신원 회장으로부터 에이앤티에스 지분을 넘겨받아 공동 최대주주(지분 50%)로 등장할 때까지 구 대표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금융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샐러리맨 정도로만 알려졌다.
이름에 ‘본(本)’자 돌림 항렬을 쓰고 있는 까닭에 LG 구(具)씨가(家) 집안으로 여겨지기도 했는데 LG가와는 10촌이 넘는 먼 친척뻘로 구 대표의 고모가 GS 허(許)씨가로 출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 대표는 30살 때인 2004년 2월 이미 국내에 ‘디케이캐피탈’이란 업체를 차려 활동해온 것을 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2004년 8월 에이앤티에스가 설립된 지 6개월 전이다.
디케이캐피탈의 사업목적을 보면 투자자문을 비롯해 컨설팅, 미국 증권 투자 학원, 부동산 개발·임대·투자·자문상담 등 갖가지 분야에 걸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구 대표는 초기 자본금 5000만원으로 디케이캐피탈을 설립한 이래 현재까지 줄곧 대표이사직을 갖고 있다. 현재 에이앤티스 임원현황 공시상의 주요 경력상에는 ‘전(前)’ 디케이캐피탈 대표라고 표시하고 있지만 엄연히 현 대표로 등기돼 있다.
부인 최유진씨 역시 결혼 뒤 2008년 6월부터 디케이케피탈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또 중견기업 부사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진 부친 구자동(72)씨가 초기에 사내이사로 있다가 현재 감사를 맡고 있다. 디케이캐피탈이 구 대표 가족회사라는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대주주에 오르기 훨씬 이전에 에이앤티에스 경영에 발을 들여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에이앤티에스 부사장으로 이사회에 합류한 게 2013년 3월이다. 대표에 선임된 것은 10개월만인 이듬해 1월이다. 이어 대표에 오른 지 1년반 만에 장인의 지분을 넘겨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