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웅열 코오롱 회장 |
○…재계 31위 코오롱의 이웅열 회장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벌어들이고 있는 수익이 ‘심멎’ 수준.
이 회장은 이달 초 주력사 코오롱인더스트리의 BW 워런트(Warrnat·신주인수권)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한 상태. ‘이 때다 싶어’ 알아보니, 이 회장이 BW 투자수익이 도합 1120억원에 달하는 것.
이 회장은 계열사가 발행한 BW 워런트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온 게 사실. 투자 개시 시점을 찾을라치면 거의 20년 전(前)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고, 계열사들이 BW를 찍어낼 때마다 거의 예외없이 워런트를 사들인 때문.
2009년 12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전 주력사 ㈜코오롱은 1999년 6월 BW 300억원(권면총액)어치를 발행했는데, 이게 바로 재계 오너들의 재산 증식과 경영권 강화 용도로 반짝 붐을 일으켰던 ‘만기 40년 할인식 사모 BW’.
1999년 1월 분리형 BW 허용과 함께 대기업들이 앞다퉈 발행했던 이 BW는 사채권과 별도로 분리된 워런트가 짧은 기간 종종 오너 일가 수중으로 들어가곤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코오롱 BW 또한 285억원의 워런트가 흘러들어간 곳이 바로 이 회장.
뿐만 아니라 ㈜코오롱이 2009년 2월 1000억원의 공모 BW를 발행할 당시 171억원, 지주회사 전환 후 2013년 10월 코오롱인더가 발행한 1000억원 가운데 11억원 등 이 회장이 사들인 워런트는 총 468억원.
이 중 현재까지 이 회장이 실제 차익실현한 규모는 131억원. 코오롱인더스 BW 워런트 46억원을 177억원에 시장에 내다판 것. 또 135억원어치는 주식으로 빠꿔 150억원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는 상태. 전환된 현 지주회사 ㈜코오롱(19만7800주)과 코오롱인더(32만6000주) 주식의 가치가 현 시세로 288억원이 되는 것.
하지만 무엇보다 잔여 워런트가 압권. 최근 주식 전환으로 이 회장 소유 워런트는 1999년 옛 ㈜코오롱 발행의 BW 워런트 285억원만 남았는데, 각각 ㈜코오롱 80억원과 코오롱인더 205억원어치.
만기가 40년(2039년 6월)짜리라 앞으로도 장장 21년간 아무 때나 맘 내킬 때 주식으로 빠꿀수 있는 것으로 주식수는 각각 49만8750주(행사가 1만6000원)와 134만3987주(주당 1만5268원). 이 워런트의 현 주식시세 대비 평가차익이 827억원에 달하는 상황.
대기업 오너는 흔히 재산 증식과 경영권 강화, 더 나아가 후계 승계에 쓸 비장의 카드를 갖고 있기 마련. 앞으로도 20년 넘게 생명력을 가진 BW 워런트도 이 회장에게는 그 중 하나인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