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내년 업종 기상도]조선, 일감 채우고도 여전한 '한숨'

  • 2018.12.31(월) 16:53

LNG선 중심 수주 늘렸지만…수익성 바닥
내년엔 원가부담 더 커져…해양 수주도 '난망'

조선업계는 수년째 일감 부족에 시달려 왔다. 올해는 그나마 나았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위주로 하반기 수주 목표를 채우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빈사 직전이었던 터라 수주 회복은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내년 이후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엔 아직 걱정거리가 많다.

 

당장 고정비 부담과 일감 부족으로 가뜩이나 낮은 수익성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고부가가치 사업 해양 플랜트는 이젠 '희망고문'이 됐다. 주요 입찰 발표가 내년 줄줄이 예정됐지만 유가가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발주 일정이 취소될 판이다. 

  

▲ 2016년 말 현대중공업 조선소/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수주 목표 채웠지만 '적자' 지속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은 올해 1~11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60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중 42%에 해당하는 1090만CGT를 수주했다. 이는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연간 수주 1위를 달성한 것이다.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LNG선 위주로 수주고가 채워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까지 조선부문에서 총 161척, 137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면서 전체 선박 수주목표(132억달러)를 넘겼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 17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6척, 초대형컨테이너선 7척 등 총 45척(약 65억8000만달러)의 선박을 수주해 조선(상선·특수선) 수주목표액 55억5000만달러를 10억달러나 초과했다.

 

삼성중공업도 이번 달에 LNG운반선 7척을 추가 수주하면서 올해 총 49척, 63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수주목표인 82억달러와 비교하면 달성률이 77%에 그치지만, 상선 수주목표(51억달러)는 10억달러 넘게 초과했다.

 

 

하지만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총 4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지속됐다. 영업손실액도 올해 2분기 1005억원, 3분기에는 1273억원 등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분기 흑자를 냈지만 조선 부문을 떼어보면 304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우조선해양은 미리 쌓은 충당금 덕에 올해 분기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흑자 폭은 점차 줄고 있다.

 

일감이 채워지고 있지만 이를 업황 회복의 신호로 해석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2016년부터 시작된 수주 절벽과 선가 하락으로 내년까지 실적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수주분 역시 실적에 반영되려면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  내년 관건은 '철판값·인건비·해양플랜트'

 

올해 늘린 LNG선 수주 물량은 국내 조선업계에 긍적적이다. 하지만 큰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교역량 감소가 예상되는 데다, 강재가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등이 선가지수 상승분을 상쇄하기 때문이다.

 

고정비 부담도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조선 업계는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경비 절감을 통해 고정비를 줄여나가고 있다. 하지만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이는 데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주요 조선사의 낮은 수주잔고 수준 등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매출 성장성은 제한적"이라며 "높은 수준의 고정비 부담과 주요 원재료인 후판가격의 상승 추세 등은 조선사 수익성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해양플랜트도 변수다. 한때 국내 조선 업계의 '황금알'이라 불렸던 해양 플랜트는 지난 2014년 유가급락 후 발주환경이 악화한 상태다. 2011~2013년 조선 3사의 합산 연평균 해양플랜트 수주금액은 241억달러였지만, 유가하락 이후 2015년에는 30억달러로 크게 줄었고, 2016년에는 해양플랜트 수주가 전무했다.
 
올해 역시 현대중공업그룹만이 유일하게 소형 해양플랜트 공사를 하나를 따냈을 뿐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연내 수주를 기대했던 주요 해양플랜트 입찰은 내년으로 연기됐는데, 유가 추가하락으로 수주가 더 불투명해졌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수주의 경우 프로젝트 규모가 줄어들고 있고, 과거 대비 해외 조선소와의 수주 경쟁이 심해진 상황"이라며 "과거처럼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사업 물량을 늘리고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