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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업종 기상도]정유·화학 '좋았던 시절, 안녕~'

  • 2018.12.19(수) 15:10

미국, '셰일혁명'으로 제품 생산량 늘려
공급과잉으로 '3년 호황' 마감 전망

정유·화학업계는 2015년부터 3년간 황금기를 경험했다. 원재료인 기름값은 낮은데 글로벌 제품 공급량은 적어 판매 마진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시절이 끝나고 있다. 미국이 셰일이라 불리는 퇴적층에서 기름과 가스를 대량으로 뽑아내면서 정유 및 석유화학 제품이 시장에 넘쳐나는 중이다. 공급과잉으로 정유·화학업계의 내년 성적표도 좋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큰 손' 된 미국

미국 정유사들은 셰일 오일을 정제한 휘발유, 경유, 등유 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해 8월 미국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130만 배럴로 사우디,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말에는 원유와 정제유 수출량이 70여년만에 수입량을 넘어섰다.

 

유가가 오르는 것을 경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려, 수압파쇄법 등 기술 개발로 셰일가스 채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 전체 원유 생산량 중 셰일오일 비중은 2010년 10%대 중반에서 올해 상반기 절반 이상인 54.8%로 확대됐다.

◇ 정유, '남는 게 없다'

문제는 시장이 '소화불량'에 걸릴 정도로 제품이 풀리고 있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4분기 배럴당 5.5달러에서 올해 3분기 3.3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정제마진은 제품가격에서 원유가격, 운송비 등 제반 비용을 뺀 수치다.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 이상이어야 정유 부문에서 수익을 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인 휘발유는 제품 가격이 워낙 낮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거나 마진이 거의 남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휘발유 재고가 늘어 가격이 폭락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정제마진 약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내년 세계 정유 정제설비의 하루 제품 생산량은 200만 배럴로 예상 수요 증가분인 140만 배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증가는 둔화되는 반면 신규 정제설비는 크게 증가한다. 수급밸런스 악화는 정제마진의 약세로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 화학도 '위태위태'

정유사와 화학사 모두 영역이 겹치는 '화학사업' 내년 실적도 예년만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셰일혁명으로 원료 비용을 줄인 미국에서 물량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셰일층에서 기름을 뽑아내는 과정에서 화학 제품 생산에 쓰이는 가스 생산량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이 셰일가스에서 뽑아낸 에탄을 분해하는 에탄 분해설비(ECC)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ECC는 합성고무, 플라스틱 등의 원료를 만드는 설비다. 내년에는 롯데케미칼 북미 공장 등에서 연간 400만톤 규모의 신규 설비 증설이 계획됐다.


'화학산업의 쌀'이라 불리며 여러 화학제품에 두루 쓰이는 에틸렌 가격은 벌써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에틸렌 톤당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1200~1300달러대의 견조한 흐름을 보이다가 올해 7월 1386달러로 고점을 찍은후 급락하고 있다. 지난달 에틸렌 가격은 4개월 전과 비교해 30% 떨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북미 ECC 물량이 출하됨에 따라 에틸렌 계열 제품의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며 "올해말과 내년초 추가로 완공되는 북미 설비 약 400만톤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역시 업황 하방 압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와 화학사 모두 글로벌 설비 증설이 제한된 상황에서 공급을 늘려 2015년부터 3년간 호황을 누렸다"며 "글로벌 업체들이 새로 생산시설에 공격적으로 투자함에 따라 예전과 같은 호실적을 누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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