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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엇갈린 '산 놈, 안 산 놈, 팔린 놈'

  • 2019.03.15(금) 18:23

[어닝 2018] 조선 리그테이블
현대重, 대규모 적자..삼성重은 적자 줄여
대우조선은 매각 전 8년만에 '1조 영업익'

2018년은 한국 조선 '빅3'의 마지막 해가 될 수 있다. 최근 본계약이 체결된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때문이다. 다만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그룹의 거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실사와 각국 기업결합 심사 등의 절차가 여전히 남았다.

빅3 체제 끝물의 실적은 크게 엇갈렸다. 회사를 분할해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인수하는 현대중공업은 재작년 소폭 흑자에서 작년 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향을 타진 받았지만 이를 거부한 삼성중공업은 적자를 소폭 줄이는 데 그쳤다. 매각 수순에 오른 대우조선해양만 대규모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성적표만 보면 적자 회사가 흑자 내는 경쟁사를 인수하게 된 모양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주요 조선 3개사는 지난해 모두 합쳐 9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재작년 2234억원보다 58.4% 감소한 흑자규모다.

3사 연간 매출은 28조294억원으로 재작년 34조4718억원보다 18.7% 감소했다. 2016년 이후 선박 발주 가뭄에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도 조선업이 고정비용이 큰 산업인데도 매출 자체가 확보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매출은 현대중공업(연결 기준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이 13조119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재작년 15조4688억원과 비교하면 15.2% 감소한 실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외형 위축과 함께 522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애초 잠정집계한 것보다도 적자가 500억원 가량 늘었다.

현대중공업이 작년중 흑자를 낸 것은 3분기가 유일하다. 조선부문의 적자가 지속됐지만 해양부문에서 2억6600만달러 규모의 체인지 오더(Change Order, 공사비 추가정산)가 승인되면서 매출을 일부 회복하고 흑자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4분기 다시 연중 최대인 251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연간 적자규모를 키웠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해를 넘기기 직전 매출을 늘린 것이다. 작년 4분기 매출은 3조711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4%, 직전인 3분기 대비 14.5% 증가했다. 수익성 있는 일감을 더 확보하면 고정비 관리 여부에 따라 올해 이후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4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연간 매출 5조2651억원을 내면서 영업손실 4093억원을 냈다. 매출 감소폭이 33.4%로 3사중 가장 컸다. 영업손실은 재작년보다는 21.9% 줄였다. 하지만 이는 이 회사가 작년 초 목표한 2400억원 영업손실보다 80%가량 큰 적자다.

매출이 줄어가는 상황에 고정비 부담을 막지 못한 게 아프다. 여기에 더해 강재 및 기자재 가격 인상,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위로금, 3년치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일시금 등이 실적에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전년대비 적자는 줄었지만 영업손익률은 -7.8%로 1.1%포인트 악화했다.

다만 삼성중공업 역시 4분기만 놓고 보면 회복 조짐이 보인다. 매출이 1조3639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던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예상 매출 규모를 작년보다 34% 늘린 7조1000억원로 올려 잡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최대주주 손바꿈 직전에 근래 보기드문 준수한 영업실적을 냈다. 8년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고, 영업이익률도 이례적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산업은행의 한 박자 빠른 매각이 가능했던 데는 이렇게 눈에 보이는 실적 배경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 9조6444억원, 영업이익 1조248억원, 순이익 3201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재작년보다 13.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9.8%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10.6%로 전년보다 4%포인트 개선됐다. 연간 영업이익 절반 가량은 과거 부실을 털 때 쌓은 충당금이 환입된 것이라고 해도, 앞선 두 조선사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성적표다.

수익성 개선은 상선부문 선종 간소화와 시리즈호 선박의 연속 건조로 가능했다. 특히 주력 상품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작년 이 조선사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해를 넘기기 직전인 4분기에는 매출 2조8652억원, 영업이익 3198억원을 냈다. 전년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4.9%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린 것이다. 올들어서도 1회성 이익 확보가 이어지고 있는 게 긍정적이다. 대우조선은 이날도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Sonangol)에 드릴십 1척을 인도해 약 4600억원 상당의 인도대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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