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올해를 '부활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나섰다. 빈사의 위기에서 '생존'을 외치던 1년 전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수년간 침체기를 겪던 업황이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은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올해 경영 환경 역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술 혁신과 원가 경쟁력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 올해 조선 부문 수주 목표를 지난해 목표(132억달러)보다 약 20% 많은 159억달러(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포함)로 제시했다.
이는 수주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해 조선부문에서 132억 달러의 수주목표를 제시했던 현대중공업은 연말까지 137억 달러를 수주하며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도 3일 신년사에서 "올해 반드시 흑자전환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이를 위해 혁신적인 원가절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급 과잉이 여전한 상태에서 선박 발주는 제한적이라 선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후판 등 원자재 가격의 지속 상승세와 고정비 부담 증가로 원가절감이 생존의 필수조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적화 설계, 공법·공정 개선, 전략적 기자재 구매 등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공기를 단축하고 자재비를 절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신년사에서 "미·중 무역 분쟁, 후판가격 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 원가상승 요인으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올해는 대우조선해양이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거듭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관리 혁신 ▲생산성 극대화 ▲기술 혁신 ▲인재 양성 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 사장은 "원가경쟁력 확보는 회사의 존폐와 직결된 숙명"이라며 "연 80만톤 생산체계를 갖추고 앞으로 100만톤까지 처리해 원가를 절감해야 하며 생산성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력 부문인 LNG운반선, VLCC의 반복 생산을 위한 양산체계 구축과 원가절감을 위한 전사적 노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 사장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갈 친환경·고효율 선박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중공업 부활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어느 누구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는 원가경쟁력 확보와 함께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기술·구매 부문에서 설계 물량 감축, 표준화 확대, 자재비 절감, 제조원가 경쟁력 제고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연구소에서 스마트 선박,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