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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비어가는데…' 두산중공업, 해법은 있나?

  • 2019.01.09(수) 15:06

국내외 수주 급감...수익성 '뚝'
단기성 조달 불가피...재무부담 가중

두산중공업이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해외 발전·플랜트 시장 침체와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영향으로 일감이 끊겼기 때문이다. 돈 벌 곳은 줄었는데 갚아야 할 빚은 여전한 모습이다. 자산 매각이나 현금창출력을 끌어 올려 빚을 갚아야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침체·탈원전 정책 여파...수주·이익 급감  

 

 

두산중공업은 2016년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2012년 이후 연간 5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줄곧 따내면서 매년 2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쌓아왔다.

 

두산중공업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2017년 부터다. 중동시장 위축으로 주력 사업인 담수화 플랜트와 원유 정제 시설 등의 발주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발전기기, 담수설비 등은 대부분 신흥국에 집중돼 있는데 세계 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요가 침체됐다. 글로벌 발전 자회사 GE, 지멘스, 미츠비시 등이 최근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도 같은 이유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전 6기 발주 계획이 백지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우여곡절 끝에 신고리 5, 6호기 공사는 재개됐지만 신한울 3, 4호기 건설은 없던 일이 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이 때문에 2015년 8조원에 달했던 신규 수주액은 지난해 3분기 2조9000억원으로 급감했다. 목표인 6조9000억원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일감이 줄어들면서 실적은 악화됐다. 2015년 16조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2017년 14조원대로 떨어졌고 지난해 3분기엔 누적 기준 10조7945억원에 그쳤다.

 

여기서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를 제외하고 중공업 부문만 놓고보면 상황은 더 안좋다. 올해 3분기 중공업 부문 매출(누적)은 2조84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4% 감소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989억원에서 1434억원으로 27% 줄었다. 특히 3분기에는 54억원 흑자에 그쳤다.

 

◇원리금상환능력 저하...만기 차입금 상환 '적신호'

 

문제는 갚을 돈이 많다는 점이다. 두산중공업이 1년내 갚아야 할 빚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조3065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 규모인 2조4000억원의 두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 반해 신기술 투자 등을 위한 대규모 차입을 지속하면서 부채 상환 능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실제로 원리금상환능력의 지표인 '총차입금/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2017년 7배에서 지난해 3분기 9배로 증가했다. 버는 돈에 비해 갚아야 할 돈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상환자금 확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미 두산엔진과 두산밥캣 지분 매각 등을 통해 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안지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유형자산과 계열사 보유 지분 규모는 상당하다"면서 "하지만 대부분 기존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돼 이어 보유 자산을 활용한 추가 차입 여력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수주 전망도 밝지 않다. 해외의 경우 최근까지 영국과 사우디 등지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원전 건설 수주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국 원전 수주전에선 한국전력이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상실했고 사우디 또한 미국 업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도 지난해말 발주한 삼척 포스파워 화력발전소 이후 국내 신규 화력발전발전소 발주는 당분간 계획이 없다.

 

◇"공모채 발행 계획"...사모채 위주 조달 불가피

 

두산중공업은 일단 공모채 등 시장성 조달을 통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공모채 발행 위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모채의 경우 두산중공업(BBB+)의 낮은 신용도를 감안할 때 투자 수요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 실제 지난해 9월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 당시 410억원의 수요만 채우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리부담도 적지 않다. 7일 KIS채권평가 기준 두산중공업의 3년물 민평수익률은 5.560%다. 이는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발행한 연 4~5% 수준의 사모채 금리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만일 공모채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두산중공업은 결국 사모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두산중공업의 사모채 발행 비중은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2348억원중 78%인 1848억원이 사모채로 조달됐다.

 

 

만기가 짧은 사모채 발행으로 차입구조가 단기화되면서 두산중공업의 재무부담은 커지고 있다. 2015년 연결 기준 20%대에서 유지되던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45%를 넘어섰다. 3분기 들어 소폭 감소했지만, 이는 두산엔진과 두산밥캣 지분 매각을 통해 들어온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 데 따른 것이다.

 

계 관계자는 "수익 기반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차입구조가 단기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런 부분"이라며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성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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