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이 줄어든 두산중공업이 점점 메말라가고 있다. 건설중장비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실적을 받쳐주고 있지만 본체는 빈약하다. 중공업부문은 발전플랜트 시장 침체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더해져 일감이 줄어들면서 전년보다도 외형이 위축된 실적을 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조17억원으로 전년보다 9.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매출액은 14조7611억원으로 재작년보다 6.6% 늘고 순손실은 4217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영업이익률은 6.8%로 전년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해를 넘기는 4분기는 좋지 않았다. 매출은 3조9665억원, 영업이익은 1232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률은 연중 가장 낮은 3.1%를 나타냈다.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9.1%, 직전인 3분기보다 17.1% 늘어난 것이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4.1%, 직전분기대비 41.8% 급감했다.
그래도 연간 실적은 두산인프라코어 등과 함께 잡히는 연결 기준으로는 비교적 준수했다. 하지만 중공업 본체의 실적을 보면 외형이 급격히 쪼그라드는 게 눈에 띈다.
중공업부문만 따로 보면 매출은 5조4770억원, 영업이익은 19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672억원, 4.5%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소폭(151억원) 늘렸다. 영업이익률은 재작년보다 0.5%포인트 상승한 3.8%였다. 수익성은 지키고 있지만 사업 외형 위축이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매출이 될 신규수주는 감소폭이 더 크다. 작년 수주는 4조6441억원으로 전년보다 4069억원 줄었다. 작년 기준으로 한 해 매출만큼의 일감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2년전인 2016년 수주가 9조534억원인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다만 남아 있는 일감인 수주잔고는 16조4022억원으로 연 매출의 약 3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두산중공업 측 설명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사업 목표로 연결기준 매출 15조9602억원, 영업이익 1조1354억원을 설정했다. 목표치는 중공업부문이 더 공격적으로 잡았다.
중공업부문은 매출 5조7078억원, 영업이익 2372억원, 영업이익률 4.2% 등으로 올해보다 큰 폭으로 개선한 목표를 세웠다. 특히 수주는 7조9000억원으로 작년보다 70%나 높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