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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수혈하다 빈혈' 두산중공업 9천억 실탄 만든다

  • 2019.02.21(목) 18:36

유상증자로 6000억 모아, 건설 3000억원 지원
부동산 등 매각 통해 3500억 추가확보도 추진

두산그룹 주력 두산중공업이 자회사 두산건설의 부실을 메우기 위해 또 구원등판했다. 이번에는 건설만 문제가 아니다. 자회사를 돕던 두산중공업 본체 역시 돈줄이 위태해지며 자구책이 필요한 처지다. 시장에서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도 모자라 돈 될만한 자산까지 팔겠다고 나선 건 이런 이유에서다.

두산중공업은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총 5431억원 규모의 보통주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동시에 전환상환우선주(RCPS) 유상증자를 통해서도 653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밝힌 증자 금액은 총 6084억여원이지만 회사 측은 이번 유상증자의 실질적 추진 규모를 이보다 20% 가량 적은 총 5000억여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향후 신주 가격이 확정될 시기 주가 하락으로 인해 발행가격이 하락할 것을 감안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상태에서 증자 신주 예정발행가격은 보통주의 경우 주당 6390원, RCPS는 6970원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발행가 확정은 신주청약 5영업일 전인 오는 5월2일 이뤄진다.

보통주의 경우 8500만주가 신규 발행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는 일반공모를 하고 그래도 남는 잔여분은 주관 증권사가 총액인수하는 조건이다. 주관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조건에 따라 보통주 전환 청구와 상환 청구가 모두 가능한 RCPS는 936만여주가 주주배정증자 방식으로 발행된다.

두산중공업이 증자에 나선 건 자회사인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실탄을 대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 두산중공업이 지분 75.8%를 들고 있는 두산건설은 이날 4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신주 발행가는 1255원, 발행 주식 수는 약 3억3400만주다. 두산중공업은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는 두산건설 증자에 참여해 약 30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 두산건설 수혈은 이번뿐이 아니다. 두산건설이 수도권 대형 프로젝트 악성 미분양 등으로 재무건전성이 부실해진 2013년 이후 유상증자 참여, RCPS 인수, 기자재사업 출자 등의 방식으로 지금까지 2조원 안팎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건설은 이번 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통해 차입금 규모와 이자비용을 대폭 줄이게 될 것"이라며 "두산건설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안정적 경영상태를 갖추면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의 건전성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 등 건설 지원
"두산건설 살려야 그룹 건전성 개선"
군포 R&D센터 등 부동산 매각도 추진

두산건설에 따르면 이번 재무구조 개선 후 포괄차입금은 약 65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고, 연간 이자비용 절감효과는 28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또 부채비율은 230%대로 떨어지고 올해 말 이자보상배율(ICR)은 1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에 증자자금을 마련하기 전 필요한 '급전'까지 대주기로 했다. 이날 특수관계인 자금대여 공시를 통해 두산건설에 약 3000억원의 자금을 단기대여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두산건설은 증자 자금이 들어올 예정인 5월10일까지 이 자금을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한다.

두산중공업은 증자와 별도로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해 추가로 35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매각 추진 대상은 그룹 자산 중에 두산중공업이 지분을 보유한 자산이 꼽힌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군포시 소재 R&D센터 등이 꼽힌다.

두산중공업이 이처럼 추가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은 본체의 재무구조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작년말 부채비율은 299.1%로 1년새 18.9%포인트, 직전 3개월 새 28.7%포인트 상승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건설 증자 참여 후 남는 자금과 자산 매각으로 확보하는 자금은 차입금 감축,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8MW급 대형 해상풍력 모델 개발, 풍력시장 지분 투자 등 신재생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재원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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