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사내벤처 6개를 만든다. 2년간 2억원의 자금을 대주면서 독립할 기회를 주고 창업에 실패하더라도 재입사를 보장한다. 실패해도 괜찮으니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도전하라는 신호다.
SK하이닉스는 17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하이개라지(HiGarage)' 출범식을 열고 사내벤처 아이디어 6건의 사업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이개라지는 직원들의 우수 아이디어에 회사가 창업기회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애플의 스티브잡스 등 글로벌 IT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차고(garage)'에서 창업한 것에 착안해 이름을 붙였다.
지난해 8월 공모를 시작한 이 프로그램에는 약 240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SK하이닉스는 이 가운데 온도조절에 사용하는 장비인 '테스트 공정용 칠러'를 국산화하는 아이디어와 반도체 공정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아이디어 등을 지원대상으로 선정했다.
▲ 17일 열린 SK하이닉스 사내벤처 '하이개라지(HiGarage)' 출범식에서 이석희 대표이사(왼쪽에서 다섯번째)와 사내벤처 주인공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
이번에 선발된 사내벤처 주인공들은 사업화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담 조직으로 이동한다. 이후 최대 2년간 벤처 창업 전문가들의 컨설팅 등을 받아 창업의 길을 걷거나 SK하이닉스 사내 사업화를 선택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이들에게 2억원씩 총 12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업화에 실패하더라도 재입사를 보장한다. 만약 창업이 아닌 사내 사업화로 이익이 발생하면 그 일부를 해당 임직원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는 "하이개라지는 SK하이닉스가 사업 모델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새로운 시도"라며 "사업화를 성공시켜 그간의 노력들을 결실로 보여달라"고 말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혁신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 이걸 용납해야 한다"고 말해 문재인 대통령의 공감을 끌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