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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민항' 아시아나항공, 출범 31년만에 매물로

  • 2019.04.15(월) 17:41

복수민항시대 열어 항공시장 키웠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 과정에 돈줄 말라

1988년 금호그룹이 우리나라 두번째 민간항공사로 탄생시킨 아시아나항공이 31년만에 주인의 손바꿈을 맞게 됐다. 자회사(에어부산, 에어서울)를 제외하고도 국내선 점유율(이하 수송 기준) 19.4%, 국제선 점유율 16%를 차지하는 게 아시아나다. 복수민항 시대를 개척한 2대 민항의 매각은 그 자체로 국내 항공산업의 세대교체이자 일대 격변을 의미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는 그룹 매출의 60%를 담당하는 주력 계열사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이 항공사 지분의 33.47%를 쥐고 있다. 금호산업은 박삼구 회장 등이 지분 67.6%를 들고 있는 금호고속이 4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그룹이 이런 아시아나항공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돈줄이 바짝 말랐기 때문이다. 금호그룹 경영진은 자구안을 채권단에 내놓고 5000억원을 추가지원을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외에 대안이 없다면 이를 거부했다. 결국 금호아시아나 경영진은 매각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2대 대형 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인 아시아나항공은 애초 1988년 2월 자본금 50억원의 서울항공으로 설립됐다. 당시 정부가 국내 항공업계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며 두번째 민항사로 금호그룹을 선정한 결과다. 운항승무원 58명, 캐빈 승무원 104명, 정비사 105명 등이 처음 시작이었다.

같은 해 8월 현재의 아시아나항공으로 이름을 바꾼 뒤 산업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이 각각 출자해 밑천을 만들었다. 속전속결로 그해 말 보잉 737-400 기종을 첫 항공기로 도입하고 서울-부산, 서울-광주 국내 노선에 곧바로 취항했다. 1년여 더 지난 1990년 1월에는 서울-도쿄 노선으로 첫 국제선 취항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출범은 그 이전 27년간 이어진 국내 항공시장 독점 체제가 깨진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작년 창립 30주년을 맞을 무렵 당시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역사는 곧 복수민항시대 30년이다. 소비자 주권을 확대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었다.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사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제2 민항 설립이 항공 공급좌석 확대와 항공운임의 인하로, 이를 통해 새로운 항공수요가 창출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게 아시아나항공의 논리다. 실제로 국내 항공여객 수송객수는 1988년 1260만명이던 것이 지난 2016년 1억명을 넘어섰다. 2005년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가 도입되기 전까지 대한항공과 양대 민항사로 우리나라 항공산업 성장의 축이 됐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에 무리하게 나서면서 비교적 건실하던 아시아나항공도 재무구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09년 12월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 금호그룹 계열사는 채권단 재무개선약정(워크아웃)을 시작했다.

아시아나의 경우 항공사라는 특징 덕분에 '자율협약'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채권단 관리를 받았다. 워크아웃시 영업차질과 항공기 리스 자금조달 장애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로 쭉 재무상태를 개선하지 못했다. 금호그룹 총수 박삼구 회장이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산업 재인수와 금호타이어 재인수 시도 때 아시아나항공을 활용하려 한 것이 가장 독이 됐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지분율 11.98%)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금호석화는 박 회장 동생 박찬구 회장이 최대주주지만 금호아시아나와는 2015년 계열분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6~2018년 3개년 계획의 경영정상화작업을 진행했다. 또 사옥 매각 등 갖은 유동성 확보방안을 시행했지만 결국 재무상태를 개선하지 못했다.

이렇게 금호그룹의 품을 벗어나게 된 아시아나항공은 이제 새 주인을 찾아야 할 운명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작년말 기준 여객기 70대, 화물기 13대 등 총 83대 운영하고 있다. 직원 수는 8700여명(임원 및 해외현지직원, 외국인 운항·캐빈승무원 제외),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산 8조1911억원, 자본총계는 1조931억원, 부채비율 649%다.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는 3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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