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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에어서울 새주인 누구?..LCC업계 '촉각'

  • 2019.04.19(금) 17:10

대기업 인수시 업계 판도 변화 불가피
LCC 업계, 대응 전략 고심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결정으로 새 주인을 맞게 될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향후 행보에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누가 인수자로 나설지에 따라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이 인수자로 등장할 경우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으로 굳어진 순위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시나리오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아시아나항공을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자회사와 함께 통 매각하는 방식과 각각 따로 떼어 내 개별적으로 매각하는 방식 등이다. 일단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통 매각이 원칙이란 입장이다. 다만 인수자 요청에 따라 협의가 가능하다는 전제를 별도로 달아놓으면서 개별 매각 가능성도 열어놨다.

통 매각이든 개별 매각이든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금호'를 떠나 새 주인을 맞게 된다. 결국 누가 인수자가 될 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 제기한 대로 대기업이 인수에 나설 경우 LCC 업계의 큰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국내 LCC 업계에 진출해 있는 대기업은 애경그룹과 한진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세 곳 뿐이다. 애경그룹은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진그룹은 진에어를 갖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갖고 있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다른 대기업이 인수하게 되면 LCC가 국내시장에  도입된 지 15년 만에 새로운 대기업 집단이 등장하는 셈이다.

특히 SK그룹이나 CJ그룹등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기업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실제 인수자가 되면 제주항공(1조 316억원)-진에어(5195억원)-티웨이항공(4308억원) 순의 순위 구도에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SK그룹만 해도 자산 규모가 200조원 대로 LCC 업계 1,2위를 보유한 애경그룹과 한진그룹을 압도한다. 그만큼 대대적인 지원이 가능하다.

에어부산만 해도 자산 규모 3027억원으로 이미 업계 순위 4위다. LCC 업계중 유일하게 인천발 노선이 없지만,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경남을 비롯한 주변 도시 수요를 흡수해 몸집을 키웠다. 최근에는 '탈(脫)부산' 정책을 추진, 인천발 국제노선을 추진하는 등 사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대주주인 대기업의 지원까지 더해지면 업계 선두권 진입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에어서울의 경우 자산 규모 680억원으로, 크기는 작지만 성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2016년 첫 취항 후 매출 규모가 매년 늘어나 지난해 221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도 같은 기간 200억원 대에서 16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중에서도 알짜 매물"이라며 "자회사 각각의 개별 매각이 추진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보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 관심을 보이는 곳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에어부산을 인수할 경우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단숨에 업계 4위의 시장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이어서 인수전이 치열할 것"이라면서 "이럴 경우 에어부산도 업계 상위권으로의 진출이 가능해 LCC 업계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LCC 업계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자칫 독주체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만큼 대응 전략 마련이 한창이다. 시장 한편에선 아시아나항공이 개별 매각으로 추진될 경우 제주항공의 대주주인 애경그룹이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 인수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제주항공의 운항 노선 상당 부분이 에어부산·에어서울과 겹치는 등 사업적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점은 마이너스 요인이란 분석이다.

업계 2위 진에어도 고민이 깊다. 기존 LCC들이 몸집을 키우고 신규 LCC가 등장하는 사이 국토부의 제재로 9개월째 '시계제로' 상태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지난해 외국인 불법 등기 임원 논란으로 국토부로부터 제재조치를 받아 당분간 신규 노선 확충 등 신사업이 금지돼 있다.

앞선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대주주로 있지만, 정부의 제재조치 해제 여부가 불확실하고 경영 승계 등 그룹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어서 인수 의향은 크게 없을 것"이라며 "대기업의 자금력을 앞세운 경쟁사가 출현할 경우 현재 2위의 시장 지위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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