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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일본 하늘길…제주항공 잠잠한 이유?

  • 2019.08.01(목) 08:42

日 노선 조정 없이 그대로 운항
성장 기반 및 최대 매출처…상징적 의미
"유의미한 타격 못느껴…장기화땐 검토"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여행 자제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국내 항공사들도 앞다퉈 일본 노선 운항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있다. 기존 예약건 취소가 잇따르고 신규 예약률 마저 낮아지면서 수요 감소가 본격적으로 체감된 데 따른 것이다. 일부 항공사들은 이참에 일본행 저수익 노선을 정리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유독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을 감편하거나 중단하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은 국적 항공사중 일본행 노선 비중이 월등히 높아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지만, '조정' 보다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신 신규 취항지를 통해 일본행 노선의 손실을 메우는 모습이다.

1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와 대형 항공사(FSC)들의 일본 노선 공급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LCC 업계에선 우선 진에어가 인천발 후쿠오카행 운항을 4회에서 3회로 줄였다. 티웨이항공은 앞선 24일 무안발 오이타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내달 12일부턴 부산발 오이타행 비행기를 띄우지 않기로 했다. 9월에는 대구발 구마모토행과 부산발 사가행을 잇따라 중단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도 9월부터 부산~삿포로, 부산~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에어부산은 대구~ 도쿄행 운항을 중단키로 했다.

대형사에선 대한항공이 9월 3일부터 부산발 삿포로행 운항을 중단한다. 아시아나항공은 9월 중순부터 인천~오사카·오키나와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기 기종을 대형에서 중소형 등으로 줄여 운항하기로 결정했다.

항공업계의 이같은 모습은 이달초 일본 수출 규제로 촉발된 반일 감정으로 일본행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항공 통계에 따르면 일본 수출 규제 발표 직후인 7월 상반기(1~15일) 일본 승객은 총 50만112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 조치 직전인 6월 하반기 (6월16~30일·53만9660명) 대비 3만8538명 감소한 수치다.

일본여행 거부 움직임이 시작된 이달 하반기(16~30일) 일본 승객수 또한 46만7249명으로, 7월 상반기 대비 3만3273명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일본 항공 감편이나 중단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달 초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업계는 국적 항공사중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두 항공사의 일본행 노선 비중이 경쟁사들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항공은 국제선 68개 노선 가운데 22개(32%)가 일본 노선이다. 티웨이항공도 국제선 53개 노선 중 23개(43%)가 일본행이다. 그러나 노선 정리에 적극적인 티웨이항공과 달리 제주항공은 유독 신중 모드다.

일각에선 제주항공 일본 노선의 경우 대부분 알짜노선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일본 여객 수요 중심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노선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제주항공 전체 노선중 최대 매출처였다. 최근 동남아 노선에 밀려 2위로 밀려났지만, 일본발 매출은 줄곧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분기에도 933억원의 매출고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치다. 제주항공이 일본 노선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이유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일본 수출 규제 직전까지 제주-부산발 후쿠오카행을 신규 취항할 만큼 일본행 노선 확보에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는 점도 제주항공의 소극적 대응의 원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신 제주항공은 동남아 등 인기 노선의 신규 취항을 통해 일본발 손실을 메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초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추가한 데 이어 지난 23일 대구·무안발 몽골 올란바토르 전세기를 운항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제주항공의 소극적 기조가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불매 운동이 장기화 조짐을 보일 경우 결국엔 노선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본은 오는 2일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여부를 발표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추가 조치로 불매운동이 더욱 강력해지고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관리나 사회적 분위기 반영 차원에서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추가 조정이 예상된다"며" 일본 매출 비중이 큰 제주항공 역시 노선조정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존 예약 취소와 신규 예약률이 저조한 것은 맞지만 아직까진 비행기 감편이나 중단을 고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다만 현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일본 노선 조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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