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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매운동 확산' LCC 업계 "곧 성수기인데..."

  • 2019.07.11(목) 14:39

일본 여행 취소 현실화...수익성 확보 제동
특가 상품 출시 및 노선 조정 등 대책 마련 분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수익성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한국 내 일본여행 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노선의 매출 비중이 상당한 LCC 업계로선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칫 장기화 가능성도 커 하반기 실적 방어를 위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LCC, 日 매출 비중 최대 65%...3Q 성수기 효과 반감 불가피

1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4일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에 대해 한국 수출 규제에 나섰다. 아울러 내달부턴 안보상 우호국으로 인정해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백색국가' 대상에서도 한국을 제외키로 했다.

일본의 이같은 조치가 이어지자 국내에선 반일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자동차, 맥주 등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고, 일본 여행 취소 움직임도 곳곳에서 일고 있다.

실제로 에어부산을 타고 일본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등에 가려던 단체 여행객 200여명이 항공편 예약을 취소하는가 하면, 일부 여행객들은 사전에 예약한 일본 여행 일정을 취소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 항공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2분기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관련 매출이 감소할 경우 성수기인 3분기 실적 역시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LCC 업계의 타격은 대형 항공사(FSC) 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행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노선의 최대 65%에 이르는 데다 매출 비중 또한 30%에 달할 정도로 '알짜 노선'이다.

'시장점유율 1위' 제주항공만 해도 국제선 노선 68개중 22개가 일본행 노선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1분기에만 일본 노선을 통해 933억원을 벌었다. 이는 1분기 전체 매출 3929억원의 24%에 달하는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78억원) 보다도 55억원 늘어난 규모다.

진에어도 국제선 노선 28개중 9개가 일본행 노선이다. 지난 1분기 일본 탑승객을 통해서만 652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전년 동기 466억원대비 40% 증가한 실적이다.

이밖에 티웨이항공은 국제선 노선 53개중 23개를, 에어부산은 32개중 10개, 에어서울은 17개의 국제선 노선중 11개가 일본행으로 무려 65%에 달한다.

이처럼 일본 노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 한일 영국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LCC 업계의 수익성도 본격적인 하강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곧 LCC 업계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증권업계는 국내 LCC들의 2분기 예상 실적을 일제히 내려잡고 있다.

대신증권은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2분기 예상 영업손실 규모를 각각 197억원, 158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티웨이항공의 2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178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일본 탑승객 감소로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 될 경우 하반기 추가적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일본 노선 줄이고 중국 노선 확대 움직임

제주항공·티웨이항공 홈페이지 캡쳐

LCC 업계는 대비책 마련에 한창이다. 단기적으로는 특가 상품을 통해 여름 수요를 잡고, 장기적으로는 일본 노선을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대신 지난 5월 배부 받은 중국 운수권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8일부터 14일까지 제주항공 회원을 대상으로 오는 10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탑승할 수 있는 특가 항공권을 판매하는 'JJ멤버스위크'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7월 둘째주 특가 상품으로 대구~오사카, 대구~도쿄, 인천~사가, 인천~오이타 등을 3만7700원~5만 12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에어부산은 보다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수요 대비 공급이 컸던 대구-도쿄(나리타), 대구-기타큐슈 노선에 대한 운항을 중단하고 대구-오사카(간사이) 노선도 일 2회에서 일 1회로 줄일 계획이다.

대신 중국 노선인 부산발 장가계, 연길 노선을 7월 말부터 증편한다.

이스타항공도 오는 12일부터 주 7회 노선으로 인천~상하이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 제주항공도 제주~베이징·시안, 부산~장가계 등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일본 노선 수요 감소에 대한 타격이 체감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 감소가 장기화 될 경우 일본 노선을 감축하고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으로 기수를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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