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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코로나 모범생' 티웨이의 생존법

  • 2020.07.06(월) 17:01

실적 하락폭 업계 최소...국내선 확대 영향
유동성 확보하며 포스트 코로나 선제 대응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처음 본격화했을 때,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서 가장 큰 우려를 산 건 티웨이항공이었습니다. 경쟁사들과 달리 대기업을 모회사로 두고 있지 않아 자금 지원을 받는 데 한계가 있었고, 오랜 적자로 기초체력 또한 많이 약해져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는 기우였습니다. 티웨이항공은 코로나발(發) 국제선 수요 감소를 공격적인 국내선 항로 확대로 갈음하는 정공법을 통해 실적 하락폭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 매출 감소폭과 수익성 하락폭만 해도 업계에서 가장 적은 수준입니다. 코로나와 인수합병(M&A) 지체로 어수선한 항공 업계에서 티웨이항공이 유독 '모범생'으로 꼽히는 이유를 들여다 볼까요?

티웨이항공은 지난 1분기 매출 1491억원, 영업손실 222억원의 실적을 냈습니다. 전년과 견줘 매출은 38%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며 손실을 냈습니다. 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국내외 항공 수요가 급감한 영향을 그대로 받은 겁니다.

하지만 경쟁사들에 비하면 한참 선방한 실적입니다. LCC 업계 상위 3사(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모두 영업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업계 점유율 1위인 제주항공만 해도 매출 하락폭이 전년 대비 42%에 달했고, 진에어는 거의 반토막이 났죠.

항공업계에 '역대급 최악'이라는 올해 2분기 역시 티웨이항공이 다른 경쟁사에 비해 실적을 선방했을 거라고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는 2분기 3사 모두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0%로 줄겠지만, 영업손실의 증가 규모는 제주항공 200%, 진에어 110%, 티웨이항공은 98% 등으로 차별화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뚜껑은 열어봐야 하겠지만 이는 업계의 당초 예상과 많이 달라진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항공 업계에 닥쳤을 때만 해도 LCC 중에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 건 티웨이항공이었습니다. 이미 작년 2분기부터 영업적자와 순손실이 이어지는 등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죠.

모기업에 기댈 여건도 안 됐습니다. 티웨이항공은 애경, 대한항공 등 대기업을 모회사로 둔 제주항공이나 진에어와 달리 건설용 PHC파일 및 반도체 패키징 사업 주력 사업목적으로 둔 티웨이홀딩스의 자회사입니다. 아동 출판사 예림당의 손자회사이기도 하죠. 상대적으로 모기업 의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겁니다.

그럼에도 티웨이항공의 실적 흐름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건 국제선 수요 감소 추세에 맞춰 국내선 노선 확장에 선제적으로 나선 결과로 해석됩니다. 지난해까지 김포·광주·대구-제주 등 3개 노선만 운영하던 티웨이항공은 올해 들어 김포-부산, 청주-제주 노선을 새로 열었고 지난달 말 김포-광주, 광주-양양, 부산-양양 3개 노선에 동시 취항하는 등 국내 LCC 중 가장 적극적으로 국내선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여행객 증가 추세와 맞물려 이 항공사의 실적 악화를 막는 데 일조했습니다. 6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선 여객수는 지난 3월 109만7897명을 기록한 데 이어 4월 120만660명, 5월 188만7474명, 6월 216만6055명으로 집계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해외 수요가 국내 수요가 대체될 조짐을 보이자 티웨이항공은 국제선 공급량은 빠르게 줄이고 대신 국내선 공급량을 빠르게 늘리는 대응으로 실적 하락폭을 최소화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재무적 체력도 다졌습니다. 경영 여건상 무차입 경영 기조를 포기해야 했지만 원활한 자금 조달을 통해 당장의 급한 불을 껐습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각각 60억원, 100억원의 자금을 대출 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CB 발행을 통해 100억원을 조달했습니다. 현재는 약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입니다.

증권가에선 코로나 사태로 항공업 구조조정이 본격화 될 경우 살아남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LCC로 가장 먼저 티웨이항공을 꼽고 있습니다. 염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티웨이항공은 단독 저가 항공사 중에서 원거리 국제선 진출을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대한항공, 제주항공에 이어 유상증자를 발표해 재무구조 안정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 등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코로나 이후'에 대해서도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먼저 국제선(인천-호치민, 인천- 홍콩)을 재개한 데 이어 새 하늘길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지난 2월 인천-호주, 인천-키르키스스탄 운수권을 따냈고, 최근에는 크로아티아와 타지키스탄 하늘길까지 확보하는 등 향후 장거리 노선 전략을 위한 준비가 한창입니다.

이 항공사는 최근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인턴 승무원 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임금 체불과 인력 감축이 만연한 항공 업계에서 단연 돋보인 행보입니다. 티웨이항공은 하반기 전환 대상자들도 기준에 부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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