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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매운동 반년' 저가항공 수익성 '와르르'

  • 2020.02.17(월) 11:32

[어닝 2019]항공 리그테이블
日 불매운동 여파…3사 합산 영업손실 기록
경영난 우려 확산…업계 '비상경영체제' 돌입

반년 가까이 이어진 일본 불매운동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수익성이 일제히 고꾸라졌다. 알짜 수익원인 일본 노선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LCC 상위 3사(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어느 한 곳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아베노믹스의 엔저효과에 편승해 일본 노선을 경쟁적으로 늘린 전략적 묘수가 결국 악수(惡手)가 됐다는 평가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LCC 상위 3사 지난해 매출 합계는 3조1046억원, 영업손실은 1012억원을 기록했다(진에어만 별도기준).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7.7% 감소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3사 합산 영업이익률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3.3%로, 전년 대비 10.3% 포인트 하락했다. 이들의 합산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LCC 업계가 본격적인 성장세를 탄 2010년대 들어 처음있는 일이다.

업계 1위 제주항공부터 흔들렸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3840억원, 영업손실 3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9%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4분기의 꺾임세가 강했다. 제주항공의 4분기 매출은 30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일본 노선 매출이 전년 대비 60%가까이 빠진게 영향을 줬다. 영업손실 규모도 34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국토교통부의 제재가 1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진에어는 지난해 영업손실 491억원을 기록했다. 진에어가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건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진에어 역시 4분기가 가장 힘들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0% 감소했고, 적자는 3배 가까이 확대됐다.

티웨이항공은 진에어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는 기쁨도 잠시, 192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며 그 빛이 바랬다.

3사의 동반 부진은 작년 7월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의 결과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정책에 맞서 반(反) 일본 여론이 조성됐고, 이는 일본 여행객 감소로 이어졌다. 수요 감소는 결국 노선 축소를 불러왔고, LCC의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나빠지는 계기가 됐다. 상위 3사외 에어서울,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도 같은 이유로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불과 몇개월 전까지만 해도 일본 노선은 LCC 업계내 '황금 노선'으로 불려왔다. 일본은 2000년대 중반에 맺은 한일간 항공자유화협정(오픈스카이)으로 정부의 운수권 지정없이도 자유롭게 취항이 가능하다. 또 운항 거리가 짧아 수요만 따라주면 많은 이문을 남길 수 있다.

때마침 시행한 아베노믹스의 엔저정책은 업계의 이런 기대를 충족시켰다. 일본을 찾는 여행객이 급격히 늘었고, 이는 국내 LCC 업계가 일본 노선을 앞다퉈 늘리는 도화선이 됐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LCC의 일본지역 운항편수는 2014년까지만 해도 7만799편에 불과했다. 그러다 2016년 9만1672편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8년에는 12만3598대까지 증가했다. 5년새 약 75%가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해를 기점으로 이같은 상승세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일본 운항편수는 총 11만8146대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여행객이 1년중 절정에 달한다는 1월 역시 7854대로, 전년 1만1343대 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다.

문제는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체제로 내세운 중국 및 동남아 하늘길까지 우한 폐렴사태로 막혀 있다는 점이다. 추가적인 수익성 하락을 넘어 경영난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에 LCC들은 잇따라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12일 위기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경영진 임금 30% 이상 반납 등을 시작으로 한 자구책 마련에 착수키로 했다. 또 기존 승무원 대상으로만 진행하던 '최대 1개월 무급 휴직'을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한다.

티웨이항공도 오는 19일까지 전 직원 대상으로 1개월 무급 휴직 신청을 받는다. 아울러 기재운영 최적화, 효율적인 인력운영, 투자계획 재조정, 불필요한 비용 절감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매각 작업이 한창인 이스타항공은 최대 3개월까지 쉴 수 있는 무급 휴직을 상시 진행하고 있다. 에어서울도 이달 17일부터 5월 사이에 2주~3개월간 희망자에 한해 무급 휴직을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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