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시장 판을 키운다. 13일 선보인 첫 플래그십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을 통해서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 중에서 가장 큰 배터리가 탑재되면서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최대 532km까지 확장했다. 동급 내연기관 SUV와 비교해 경쟁력 있는 가격대와 넓은 실내 공간도 장점이다.
"실내 공간 극대화"
현대차는 지난 11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아이오닉9 출시 기념 신차설명회를 열고 주요 사양과 상품성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9 판매 목표를 6500대로 잡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첫 대형 SUV다. 차체 크기는 전장(차 길이) 5060mm, 전폭(너비) 1980mm, 전고(높이) 1790mm(루프랙 포함), 휠베이스 3130mm다.
지난 달 출시된 디 올 뉴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전장과 전폭은 같지만 휠베이스가 아이오닉9이 160mm 더 길다. 덕분에 2열과 3열 공간이 더 여유롭다.
긴 휠베이스가 좁은 공간에서 기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아이오닉9의 회전반경(차가 유턴할 때 필요한 공간)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후륜조향(뒷바퀴도 함께 움직여 회전반경을 줄이는 기능)이 없다.
이날 지승욱 MLV총합시험 책임은 "실내 공간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발했으며 최적의 회전반경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최대 배터리
배터리 용량은 110.3kWh로 현대차 전기차 중 가장 크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532km(2WD, 19인치 휠 기준)다. 구동 방식은 2WD(후륜구동)와 AWD(사륜구동) 두 가지로 나뉜다. 사륜구동 성능형 모델의 최고출력은 315kW(약 428마력), 최대토크는 700Nm(약 71.4kgf·m)이다.
배터리를 하부에 배치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덕분에 플랫 플로어(평평한 바닥) 구조를 구현했다. 2열과 3열의 탑승 편의성이 높아졌다.
잔존가치 55% 보장
가격 경쟁력도 장점이다. 7인승 기준 익스클루시브 6715만원, 프레스티지 7315만원, 캘리그래피 7792만원으로 책정됐다. 국비·지방비 보조금을 받으면 실구매가는 6000만원 초중반대로 낮아진다. 동급 내연기관 SUV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중고차 가격도 보장하고 있다. 출고 후 2~3년 내 차량을 매각할 경우 차량 가격의 최대 55%를 보장하는 '잔존가치 보장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아이오닉9은 국내 생산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미국 판매 모델은 현지 생산을 병행해 관세 영향을 줄인다. 유럽 등 지역에는 국내 생산 모델을 공급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