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을 품은 제주항공이 향후 운영 전략에 대한 방향을 공개했다.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한 제주항공은 23일 ▲자금투입을 통한 이스타항공 재무구조 개선 ▲양사간 시너지창출 ▲안전운항체계의 공동 업그레이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제주항공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이스타항공의 부실한 재무구조를 뽑았다. 지난해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률은 47.9% 수준이었지만, 올해의 경우 시장의 부진으로 재무건전성이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와 양해각서 체결 직후 이행보증금 115억원을 이스타홀딩스에 지급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가운데 100억원을 이스타항공이 발행한 전환사채(CB) 매입에 사용해 이스타항공의 운영자금으로 수혈했다.
오는 26일부터 실사를 통해 재무상황을 직접 파악하고 국토부,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이 완료돼 주식 매매거래가 끝나면, 이스타항공의 부채 비율을 업계 평균 수준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제주항공의 자금 우려에 대해 "제주항공은 지난 3분기 기준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약 3000억원 이상에 달한다"며 "이스타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조달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반박했다.
제주항공은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이스타항공과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6개와 국제선 82개로 총 88개의 노선을, 이스타항공은 국내선 5개와 국제선 34개로 총 39개의 노선을 운영 중이다. 기단은 각각 45대, 23대로 총 68대가 된다. 양사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지난 3분기 기준 국내선 24.8%, 국제선 19.5%이다. 이는 상위사업자들을 상회하거나 대등한 수준이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보유노선을 활용해 비인기·중복노선에 한해 코드셰어 등을 통한 노선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특화노선, 인기노선들에 대한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겹치는 노선에 대해선 공항 지점 및 인력 운영, 공항 발권카운터 확대 및 탄력 운영, 항공기 정비인력 지원 등으로 규모의 경제 이점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양사는 안전운항체계의 공동 업그레이드도 추친한다. 운항안전 및 운항기술 등 교육 프로그램 공유·모의비행장치(SIM), VR 훈련 등 선진적인 승무원 훈련체계 공유 등으로 안전 관련 훈련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인천공항라운지, 상용고객 우대제도 등 고객서비스 측면의 다양한 제도도 공유해 소비자 편익 향상에도 힘쓸 예정이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항공사업자간 국내 최초의 기업결합 형태인 이번 기회로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모델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해 양사의 경쟁력 제고에 힘쓸 계획"이라며 "안전운항체계 확립과 고객만족도 개선이라는 항공서비스 본연의 목표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