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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HDC현대산업개발, M&A 실탄 확보 '착착'

  • 2020.03.11(수) 12:02

제주항공, 산은 등 국책은행 지원 받을 듯...규모 미정
HDC현산, 유증·사모채 등 통해 인수금 절반 확보

제주항공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각각 이스타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섰다. 항공업 불황에 '코로나 19' 여파까지 겹쳐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었지만, 최근 투자자 확보에 성공하며 자금 부담을 크게 덜었다.

 ◇제주, 산은 지원으로 인수 자금 확보 및 재무 부담 완화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자금 마련에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백기사로 나선다. 이는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항공의 직접적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지난 4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 자금 요청시 내부 절차에 따라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지원 방식은 신디케이트 론(Syndicate Loan)이 거론된다. 신디케이트 론이란 두 곳 이상의 금융기관이 같은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중장기간 융자해 주는 대출을 말한다. 채무자 입장에선 여러 은행과 차입 조건, 융자 절차, 대출 한도 등을 한번에 협의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번 지원은 정부가 지난달 17일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대응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 3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한 것과 별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 부담을 크게 덜게 됐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2일 이사회를 통해 이스타항공 지분 51.17%(보통주 497만 1000주)를 545억원에 최종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작년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맺은 인수금액 695억원보다 낮아진 금액이다. 코로나 여파와 실사 과정서 드러난 이스타항공의 우발 채무 등을 반영해 최종 인수 금액을 150억원 낮게 조정했다.

그러나 낮춘 가격도 제주항공에게는 버거웠다. 545억원은 현재 보유 현금으로 충당 가능하나, 코로나 악재로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대규모 현금 지출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인수 금융이나 크레딧-라인(Credit-Line)을 활용한 자금 차입을 검토했지만, 대다수의 금융기관이 항공업 지원에 난색을 표하면서 이 역시도 쉽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자금 지원은 가뭄 속 단비가 됐다. 특히 국책은행의 지원이라는 점에서 인수 자금 마련은 물론 재무 부담까지 덜었다는 평가다.

 ◇HDC현산, 공모채·인수금융 관문 남아...산은 지원 가능성 주목

HDC현대산업개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5일과 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실시한 유상증자를 통해 3207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계속되는 주가 하락에 당초 목표 금액인 4074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일반공모없이 기존 주주만으로 수정 목표치인 3207억원을 모두 채움에 따라 인수자금 확보와 더불어 회사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도 확인했다는 평가다.

대신 부족한 자금은 사모채로 채웠다. 총 1700억원 규모로, 10년 만기에 표면금리는 3.7% 이다.

사모채 발행은 당초 예정에 없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전체 인수자금 2조원중 5000억원은 자체 보유 현금으로 충당하고, 4705억원의 유상증자, 3000억원의 공모채 발행과 8000억원의 인수 금융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19' 확산에 부동산 규제 여파로 조달 여건이 불리해지자 전방위 조달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유상증자와 사모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전체 인수 금액 2조원중 절반에 달하는 9907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이제 남은 관문은 3000억원의 공모채 발행과 8000억원의 인수금융이다. 계획에 없던 사모채 발행이 이뤄지면서 조달 규모의 조정이 예상된다. 다만 HDC현대산업개발은 3000억원 공모채 발행행은 그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녹록치는 않다. 항공업과 건설업에 대한 투심이 극도로 얼어붙은 데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A등급 채권에 대한 매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유효 신용등급은 A+로, 등급전망은 하향검토 대상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HDC 공모채 발행에 대한 흥행 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리를 더 얹어 투자심리를 유도할 것을 보이지만, 불리한 업황을 고려할 때 금리 메리트는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수 금융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자금을 빌려줄 금융기관들이 투자 승인을 내줄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는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이 산업은행에 대규모 여신을 요청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제주항공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도 지원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HDC현대산업개발 또한 인수 자금 확보와 함께 재무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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