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독주를 막을 신차들의 추격이 시작된다.
그동안 많은 경쟁 차종들이 '글로벌 브랜드'를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높은 가성비를 앞세운 팰리세이드에게 번번이 밀려왔다.
그러나 이번에 출시될 신차들은 명성만큼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디자인을 겸비한 것은 물론, 팰리세이드에 준하는 가성비와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팰리세이드, 상반기 3만대 판매...경쟁차종 '된서리'
18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첫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3만1502대로 집계됐다.
하반기 대기 물량까지 합치면 총 판매량은 5만대를 넘어선다. 애초 현대차가 계획한 연간 내수 목표인 2만5000대는 이미 훌쩍 넘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의 판매 목표치를 9만5000대로 올려잡은 상태다.
팰리세이드의 흥행 비결은 높은 가성비에 있다. 전장과 전폭이 각각 4.98m,1.975m으로, 출시 당시 동급 차종중 가장 컸음에도 불구하고 가격대는 5000만원선을 밑돌았다.
디젤(2.2) 3622만~4177만원, 가솔린(3.8) 3475만~4030만원 수준으로 중형 SUV '싼타페'(2815만~3680만원)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이 있었다. 기아차 모하비(4130만~4869만원)보다도 훨씬 저렴했다.
팰리세이드의 인기는 당연히 비슷한 성격의 차종들에게 악재였다. 쌍용차 G4렉스턴의 경우 상반기 판매량이 2308대로, 전년대비 1000대 덜 팔렸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대표 SUV 카니발도 11.3% 줄어든 3만 8240대 팔리는 데 그쳤다.
◇한지붕 세가족 맞대결
하지만 팰리세이드의 독주를 견제할 모델들이 나온다. 우선 제네시스 GV80과 기아자동차 모하비다.
GV80은 제네시스가 처음 선보이는 SUV로 11월쯤 출시 예정이다. 전체 사이즈는 팰리세이드보다 작지만 제네시스 브랜드를 앞세우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네시스는 당초 GV80의 출시 일정을 내년 초로 잡았지만, 자동차 업계 대세로 떠오른 'SUV' 트렌드를 따르기 위해 출시 시기를 반년 정도 앞당겼다. 대신 오는 9월 선보이기로 했던 제네시스의 대표 세단 G80 출시일은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GV80은 앞선 2년전 '2017 뉴욕 모터쇼'에서 콘셉트카가 공개된 바 있다. 제네시스 특유의 디자인이 돋보인 GV80은 2.5리터 가솔린 터보, 3.3리터 가솔린 터보, 3.0리터 직렬6기통 디젤 등의 라인업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국내 유일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강점을 앞세워 GV80의 고성능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GV80의 판매가격은 5000만원대 중후반부터 출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풀옵션 가격이 4000만원 후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기아차의 '모하비 마스터피스'도 오는 8월 출시된다. 2008년 출시된 모하비의 부분변경 모델로, 2016년 한번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을 거친 후 3년 만에 나오는 새모델이다.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콘셉트카로 처음 공개된 모하비는 이전 모델과는 확 달라진 내외관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차량 앞면은 대형 그릴을 배치해 강인한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켰고 최첨단 사양을 탑재했다. 국내 유일의 후륜 구동 기반 3.0 디젤 엔진을 적용, 주행 성능을 최대한 끌어 올렸다는 점도 차별화된 부분이다.
예상 판매가 역시 GV80과 같은 5000만원대로, '현대차-제네시스-기아차'로 이어지는 '한지붕 세가족'의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한국GM은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트래버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반기 출시되는 대형 SUV중 가장 큰 트래버스는 전장 5189mm에 휠베이스만 3071mm에 달한다. 엔진으로는 3.6리터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를 조합, 300마력이 넘는 출력을 발휘한다.
가격대도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는 낮게 책정됐다는 평가다. 판매가격은 4900만원 수준부터 시작해 팰리세이드 수요를 잠식할만하다는 분위기다.
◇수입차, 가성비·실용성↑...팰리세이드 정조준
수입차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포드의 반격이 예상롭지 않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2년 연속 수입 대형SUV 판매 1위를 기록할 만큼 대표적인 인기 차종이다.
그러나 작년말 팰리세이드 출시후 인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실제 포드익스플로러 2.3 Eco-Boost의 올 상반기 판매대수는 2815대로, 전년 3623대 대비 800대 가량 덜 팔렸다.
포드는 8년 만에 내놓는 풀체인지 모델 6세대 '올 뉴 익스플로러'를 통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오는 10월 출시되는 올 뉴 익스플로러는 일단 크기 면에서 펠리세이드를 압도한다.
전장만 해도 5040mm로, 팰리세이드(4980mm)대비 60mm 더 길다. 전폭과 전고도 각각 1995mm와 1775mm로, 팰리세이드(1975mm, 1750mm)보다 더 넓고 더 높다. 3.0리터의 에코부스트 엔진을 탑재, 강력한 주행 성능까지 뽐내고 있다.
수입차임에도 불구 팰리세이드에 준하는 5000만원선으로 책정함으로써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과 달리 높은 가격대를 고수, 이른바 '럭셔리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 신차들도 있다.
아우디가 4개월 만에 내놓는 새 모델 'Q7 45 TFSI 콰트로'가 대표적이다.
지난 16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간 Q7 45 TFSI 콰트로는 전장 5052mm·전폭 1968mm·전고 1741mm로 전체적인 크기는 팰리세이드보다 크고 트래버스보다 작은 편이다.
2.0리터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차저 (TFSI) 엔진에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 토크 37.7kg.m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가격대는 7848만원대로 다소 높은 편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하반기에 내놓는 '더 뉴 GLE'의 예상 판매가도 8000만~9000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벤츠가 개발한 'E액티브 바디 컨트롤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 편안함과 민첩한 핸들링,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을 제공한다. 또 최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을 탑재해 프리미엄 SUV로서 보다 확실한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