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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알못 시승기]콜로라도, 진짜 픽업트럭 나타났다

  • 2019.08.30(금) 11:24

물 웅덩이도, 바퀴 들리는 계곡도 '거뜬'
3.6 가솔린 엔진…힘뿐 아니라 정숙성도 탁월

진짜가 나타났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기반이 아닌 정통 오리지널 픽업트럭, '콜로라도'가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듣던 대로 겉모습은 크고 잘생겼다. 성능은 예상보다도 강했고 거칠었다. 그러면서도 차 안에서는 꽤나 평온했다. 온·오프로드 위에서의 성능을 겸비한 모델로 지금껏 이만한 차는 없었다.

흙탕물 웅덩이를 빠져나가는 쉐보레 콜로라도/사진=한국GM 제공

#첫인상

지난 27일 강원도 횡성에 한국GM이 마련한 출시·시승 행사장에서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만났다. 트럭이지만, 고급스럽고 잘생겼다. 쉐보레 특유의 묵직함과 스포티함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투박한듯 하지만 매끄럽게 잘 다듬어진 적재 공간, 17인치 휠에도 불구하고 넓은 휠 하우스는 픽업트럭 고유의 거친 감성을 그대로 전달했다.

콜로라도 내부 모습/사진=이승연 기자 inyeon82@

차량 내부도 '터프함' 그 자체였다. 플라스틱 내장재가 많이 쓰여 전체적으로 딱딱한 느낌이 든다. 중앙 디스플레이 역시 잡다한 기능을 최대한 배제하고 단조롭게 꾸몄다. 오로지 실용성에만 집중한 티가 난다. 다만 외관이 워낙 크고 고급스럽다 보니 내부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느낌도 없지 않다.

시승에 앞서서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을 비롯, 시저 톨레도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총괄 부사장 등이 참석해 콜로라도에 대해 직접 소개하고, 향후 마케팅 전략 등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쉐보레는 27일 강원도 웰리힐리 파크에서 ‘콜로라도’를 공식 출시했다. 사진은 이날 행사 Q&A에 참석한(왼쪽부터)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시저 톨레도(Cesar Toledo) 부사장, 한국지엠 카허 카젬(Kaher Kazem) 사장, 브렌트 딥(Brent Deep) GM 차량성능개발담당/사진= 한국GM 제공

이 자리에서 카허 카젬 사장은 "많은 고객들께서 기다려 주셨던 진짜 아메리칸 픽업트럭 콜로라도가 출시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콜로라도는 정통 픽업만이 가질 수 있는 헤리티지와 강력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국내 픽업트럭 마니아층의 잠재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성능

시승 행사는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진행됐다. 오프로드부터 시작했다. ▲험로 주행▲트레일러링 주행▲슬로프 주행 순이었다. 1차 코스인 험로 주행은 자갈밭, 물 웅덩이 등 거친 도로를 주행하는 운행 구간으로, 약 30분에 걸쳐 이뤄졌다.

시작부터 콜로라도는 오프로드용의 야성적 매력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3.6리터 V6 가솔린 GDI엔진은 최대 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kg.m의 힘을 발휘한다. 울퉁불퉁한 자갈길이나 진흙 노면을 차고 나가는 힘이 대찼다. 가솔린 모델이지만, 큰 배기량을 바탕으로 이 육중한 차체를 끌고 나가는 힘이 매우 강력했다.

수심 80cm의 물 웅덩이를 뚫고 나가는 데도 힘이 달리는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차 바퀴가 들릴 정도로 울퉁불퉁한 범피(bumpy) 구간도 차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에도 토크가 바닥에 닿은 바퀴에 골고루 전달되면서 무리없이 통과했다.

#활용성

2차 코스인 트레일러링 주행은 약 2톤 규모의 카라반(이동식 주택)을 연결해 직선구간과 S자구간을 주행하는 코스다. 콜로라도는 이 코스를 안정적이면서도 가뿐하게 빠져 나갔다. 카라반의 무게 중량감도, 구간별 제동으로 인한 힘의 밀림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콜로라도는 최대 3.2톤까지 견인이 가능하다고 한다.

2차 구간 시승이 끝난 후에는 콜로라도의 '히치 어시스트 가이드라인' 기능이 포함된 '리어 뷰 카메라'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후방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 혼자 뒤쪽 견인물을 간편하게 연결시키는 기능이다. 직선 혹은 곡선으로 후진해도 가이드라인이 방향을 잡아주면서 결착이 가능토록 지원한다.

쉐보레가 27일 강원도 웰리힐리 파크에서 ‘콜로라도’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트레일러링 코스 체험 행사장 모습/사진=한국GM 제공

#안정성

마지막 3차 코스는 슬로프 주행으로 온·오프로드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구간으로 마련됐다. 콜로라도는 최대 30도에 이르는 가파른 경삿길에서도 거침없이 치고 올라갔다. 진흙과 자갈이 뒤섞인 험로였지만, 노면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구동방식이 변환되는 '오토트랙 액티브 4×4(AutotracTM Active 4×4)' 시스템이 탑재 돼 있어 힘의 딸림 없이 안정적으로 올랐다.

약 3시간에 걸친 시승을 통해 느낀 콜로라도는 예상보다 강력했고, 예상 밖으로 조용했다. 특히 온로드(포장도로) 주행 때는 외부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숙성이 뛰어났다. 의외의 반전 매력이다.

쉐보레가 27일 강원도 웰리힐리 파크에서 ‘콜로라도’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슬로프 코스 주행 체험 행사장 모습/사진= 한국GM 제공

다만 국내에서 얼마나 팔릴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비포장 험지가 많은 미국 시장에선 '퍼스트 카(First-car)'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국내에선 특수 목적으로 타는 '세컨드 카(Second-car)'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가격 경쟁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아 보인다. 미국 제네럴모터스(GM)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차로, 4000만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본등급 가격이 3800만원대에 책정됐기 때문이다. 미국 정통 픽업트럭의 가세가 한국GM의 내수시장 분위기 반전에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차'를 전문가들 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의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쉐보레 정통 픽업트럭 콜로라도/사진= 한국GM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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