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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경청' 강조한 조현준…효성ATM, 러시아 70% 차지

  • 2019.12.06(금) 16:37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이어 점유율 '쑥'
기술경영 강조하는 조현준 회장
"고객의 고객 목소리까지 경청해야"

사람들 손마다 들려있는 삼성전자 휴대폰, 거리를 메우고 있는 현대차처럼 브랜드가 확 눈에 띄지는 않는다. 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시장에서 강한 시장 점유력을 보이는 기업들도 있다.

소재사업을 주력으로 삼는 효성이 대표적. 섬유제품 스판덱스, 산업자재 타이어코드 등은 10년 이상 세계 1위다. 과거에는 모두 수입에만 의존하던 소재였지만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이 독자적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해 선진국 경쟁사들까지 제쳤다.

신규 개발중인 ATM기를 점검하고 있는 효성TNS 직원./사진=효성 제공

효성은 여기에 최근 하나를 추가하고 있다. 흔히 ATM이라 부르는 현금입출금기 분야다. 국내 ATM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효성TNS는 최근 해외 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ATM 시장 점유율 70%를 넘겼다. 이 나라에 진출한 지 10년도 안돼 거둔 성과다.

이에 더해 효성TNS는 러시아 전역에 1만4000개의 지점을 보유한 1위 은행인 스베르뱅크(Sberbank)의 ATM 교체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효성은 오는 2022년까지 총 5만4000대의 ATM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조현준 회장이 지속 강조하고 있는 기술경영과 'VOC(Voice of Consumer)' 경영이 빛을 발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VOC란 조 회장이 "고객의 목소리에 답이 있다. 고객의 고객이 원하는 것까지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을 기조로 삼은 효성의 경영을 말한다.

효성TNS는 1차 고객인 은행뿐 아니라 은행에서 ATM을 사용하는 은행의 고객에까지 귀를 기울였다. 러시아에서는 2017년 신권이 발행돼 은행 이용자들이 기존보다 다양한 지폐를 사용하게 됐다. 권종 분류 기술과 보안 기술을 더 강화해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 수주 성공 요인이 됐다는 후문이다.

효성TNS는 특히 입금된 지폐를 다시 출금하는 자체 환류 기술로 시장 점유력을 키워가고 있다. 출금기와 입금기 2대를 1대로 통합해 공간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현금 운송비용까지 절감하는 효과가 고객인 은행에는 큰 매력이다. 조 회장은 효성TNS의 ATM 확대를 위해 직접 러시아 스베르뱅크의 고위 관계자와 미국 유력 은행권 인사, 인도 금융권 주요 인사 등을 만나 사업 확대를 위한 지원도 해왔다.

효성TNS 관계자는 "러시아 은행들은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환류 기능이 포함된 ATM으로 전량 교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환류 기술과 오랜 기간 쌓아온 보안·운영 서비스로 ATM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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