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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깨진' HDC현산-아시아나, 딜까지 깨지나

  • 2020.07.27(월) 16:56

현대산업, 아시아나에 재실사 요청
"4월 이후 10차례 공문에도 응답 없다"
아시아나 "요청자료 모두 답변..최선"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아시아나항공에 "다음 달부터 12주간 재실사를 진행하자"는 공문을 보냈다. 업계에선 이를 단순한 계약 당사자 간 요구 이상으로 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합병(M&A) 계약을 파기하려는 속셈을 품고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M&A가 무산 위기에 처한 것이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이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보도자료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진실·정확하지 않다",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등의 표현을 쓰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재실사를 요구하는 부분은 아시아나항공의 악화한 재무건전성, 사전동의 없이 진행된 차입, 부실 계열회사 지원 등이다.

작년 11월 현대산업개발은 그해 상반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했다. 작년 6월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59.5%였다. 당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신주를 2조원 이상 증자하면 부채비율이 300% 미만으로 내려간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올 1분기말 기준 6279.8%까지 치솟았다. 같은 시점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아시아나의 5분의 1에 그치는 것(1222.6%)을 감안하면 코로나19 탓만 할 수도 없다. 제주항공(483.3%), 진에어(359.1%), 티웨이항공(352.5%)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부채비율도 300~400% 수준에 그치는 것과 비교해도 그렇다.

이 가운데 작년 초 아시아나항공이 2018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외부감사인(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을 받은 이력도 현대산업개발 측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경영악화로 결손금이 누적됐고 항공기를 리스로 빌리면서 부채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현산은 다른 문제도 있을 것이라며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인수계약 이후 사전 동의 없이 아시아나항공이 자금을 차입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한도여신(Credit Line) 1조7000억원을 제공받았다. 또 지난 6월 두 국책은행을 상대로 30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과 협의를 거쳤다며 '괜한 트집'이라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현대산업개발은 계약 이후 아시아나항공과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여러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공문을 보냈지만 충분한 자료는 물론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아시아나항공은 여러 번 반복된 인수상황 재점검 요청에도 현재까지 한 번도 응한 바 없이 계약상 근거 없는 일방통행식의 거래종결만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측은 현대산업개발의 인수준비 인력이 아시아나항공 본사로 출근하고 있고 자료 요청이 있을 때마다 충실하게 답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아시아나 측은 "M&A 종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고, 앞으로도 거래종결까지 이행해야 하는 모든 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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