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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주주에게 호재인 감자도 있다!(feat.쌍용양회)

  • 2020.09.08(화) 08:00

시멘트 제조하는 쌍용양회공업, 이례적인 액면감자 실시
주식 수는 놔두고 액면가만 기존 1000원→ 100원으로
감자차익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향후 배당재원으로 활용
우선주는 100% 유상소각…매입가 넘어선 현 주가 '주의'

1962년 설립된 시멘트제조회사 쌍용양회공업이 지난 1일 감자를 실시한다고 발표했어요. [공시줍줍] 애독자 분들은 이제 감자가 뭔지는 '감'잡으셨죠? 지난번 [공시줍줍]잘 키운 자회사로부터 돈 받는 '유상감자' 기사를 통해 감자에 대해 알아 봤었죠~

근데 "또 감자냐!!" 하실 텐데요. 이번에는 '다른 맛' 감자를 가져왔어요. 쌍용양회공업이 진행하기로 한 감자는 무상감자도, 유상감자도 아닌 바로 액면감자!

관련공시: 쌍용양회공업 91일 주요사항보고서(감자결정)

# 다 같은 감자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흔히 볼수 있는 감자는 발행주식수를 줄여(주식병합) 자본금을 감소시키는 방법이죠. 이때 기존 주주들에게 줄어드는 주식 수만큼 보상을 해주면 유상감자,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 무상감자예요. 대부분의 감자 공시는 무상감자! 대체로 기업이 자본잠식 등 재무구조가 좋지 않을 경우 주주들에게 대가를 주지 않고 주식을 거둬들여서 소각, 재무구조를 바로잡으려는 무상감자. 따라서 기업이 감자 공시를 내면 주주들은 대체로 악재라고 여겨요.

그럼 액면감자는 무엇이더냐! 정확히 액면감액 감자라고 해요. 발행주식수는 그대로 놔두고 액면가만 줄이는 방식으로 실시하는 감자!

아시다시피 자본금은 '발행주식수X액면가'. 그렇다면 발행주식수는 그대로 놔두고 액면가만 줄이는 감자를 실시하려면? 액면가를 조정해야겠죠.

쌍용양회공업의 감자방식은 보통주와 우선주가 달라요. 보통주는 발행주식수는 놔두고 액면가만 10분의1로 줄이는 액면감자를 실시하고, 우선주는 모든 주식을 강제로 유상소각하는 완전감자 방식.

# 액면가만 깎는 감자, ?

먼저 쌍용양회공업의 보통주 액면감자를 살펴볼게요.

액면감자를 실시하면 쌍용양회공업의 발행주식수는 기존 5억385만9595주 그대로 유지된답니다. 대신 액면가가 기존 1000원에서 100원으로 줄어들어요. 발행주식수는 그대로지만 액면가가 줄어드니 자본금은 기존 5054억원에서 504억원으로 10분 1 감소해요.

쌍용양회공업은 이번 액면감자를 실시의 목적을 "자본구조의 효율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는데요. 즉 자본잠식으로 인한 결손금 해소와 같은 재무구조 개선 목적의 감자는 아니라는 뜻!

그럼 대체 왜 감자를 실시한 거야? 보다 구체적인 사유는 쌍용양회공업의 감자결정 공시 하단을 참고. '기타 투자판단에 참고할 사항'을 보시면 액면감자를 시행하는 이유가 나와요.

"액면감소 이후 감액된 액면자본금을 기준으로, 상법 제461조의2에 따라 액면자본금의 15 0%를 초과하는 법정준비금을~~블라블라블라"

매우 어렵게 설명해놨는데요. 한 마디로 말하면 액면감자로 얻은 감자차익을 나중에 주주들에게 줄 배당 재원으로 쓰겠다는 뜻!

"엇! 근데 감자를 실시해서 얻은 감자차익은 자본잉여금으로 들어가는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 아주 좋은 질문이에요. 맞아요. 감자를 실시하면 회계 상 자본금은 줄어들지만 줄어든 만큼 감자차익이 발생하죠. 이때 감자차익은 재무제표 상 자본잉여금 항목에 포함돼요.

그런데 자본잉여금에 들어간 돈을 배당으로 활용하겠다니 아이러니하죠. 배당은 이익잉여금에서 주는 거라고 흔히 알고 있는데. 그래서 쌍용양회공업이 활용한 것이 바로 '상법 제461조의 2'. 해당 규정은 자본금의 150%를 초과하는 자본잉여금을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재원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

쌍용양회공업이 액면감자를 실시하면서 전체 자본금은 줄고 줄어든 자본금만큼 감자차익을 얻어요. 이 감자차익은 자본잉여금 항목으로 들어가는데 액면감자로 자본금보다 자본잉여금이 많아지는 구조가 되면서 자본금의 150%를 초과하는 나머지 금액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추후 배당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쌍용양회공업 관계자는 "이번 액면감자로 얻은 감자차익은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추후 배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주주들 입장에서는 환호할 만한 감자죠!

쌍용양회공업은 꾸준히 분기배당을 실시해온 곳. 매년 2000억원가량의 이익잉여금을 분기별로 4차례에 걸쳐 현금배당을 지급해왔어요. 올해에도 지난 1분기와 2분기 두 차례 주당 110원의 현금을 배당했답니다.

액면감자로 얻은 감자차익이 배당가능이익으로 전환되는 만큼, 앞으로 쌍용양회공업 주주들의 배당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 우선주 끝까지 보유해도 소각 대상

쌍용양회공업 주주들이 한 가지 더 알아야할 사실. 우선주는 전량 유상감자를 해요. 회사가 주주들에게 돈을 주고 모든 우선주를 사들여 소각하겠다는 것이죠.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쌍용양회공업의 우선주 80.27%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최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 나머지 19.73%의 우선주는 다른 주주들이 갖고 있는데요.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들고 있는 우선주는 주당 9297원에 매입해 소각할 예정이고요. 나머지 주주들이 가진 19.73%의 우선주는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주당 1만5500원(9월1일~11월11일)에 사들이고, 그래도 남는 주식은 주식소각기준일(11월16일)에 9297원에 소각할 예정이에요. 우선주 완전소각에 대한 일종의 보상인 셈이죠.

"엇! 그런데 쌍용양회공업의 우선주 가격이 주당 4만3900원(7일 기준)인데, 1만5500원에 파는 것보다 계속 갖고 있는 게 나은 거 아니야?"라고 질문 하실 수 있는데요.

쌍용양회공업의 우선주 완전소각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라는 점. 우선주 주주총회를 열어 특별결의를 거쳐야하지만, 최대주주 한앤코시멘트홀딩스 지분율(80.27%)은 이미 특별결의(출석주주 3분의2, 발행주식총수 3분의1 이상 찬성) 요건을 충족하고도 남아요. 따라서 10월 12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안건 통과는 이미 기정사실.

다만 일반주주가 들고 있는 우선주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유상소각금액(9297원)보다 많은 1만5500원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팔 기회를 준다는 의미.

지금 우선주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고 해서 더 사들인다고 해도 결국 전량 소각된다는 점. 우선주가 모두 소각되는 날은 오는 11월 16일이지만, 실제로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주당 1만5500원에 매수하기로 한 마지막날(11월11일) 다음날인 11월12일부터는 매매거래가 정지된답니다. 따라서 이날까지도 우선주를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분들은 주당 9297원의 보상만 받은 채 주식이 사라진다는 점 꼭 기억해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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