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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이자 0% 채권 투자자, 함박웃음 이유는?

  • 2020.09.15(화) 14:05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2년전 발행 교환사채, 주가상승으로 차익 기대
전기차 배터리 실적 개선 전망…목표가격 상향

많은 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합니다. 만기 도래 회사채를 돌려 막거나, 운영자금과 설비투자 등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인데요. 보통 만기일 혹은 중간이라도 이자를 더해 상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니 우량회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LG화학은 2018년 4월 조금은 다른 회사채를 발행합니다. 만기일이 와도 원금만 상환하는, 이자율 0%의 채권이었습니다. 물가상승률이나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면 액면으로는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채권이죠. 하지만 2년이 조금 지난 지금, 이자율 0% 회사채 투자자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 '내가 채권으로 보이냐'

LG화학은 당시 회사채를 두종류 발행했습니다. 하나는 미국 달러로 표기되는 2억2000만달러(약 2600억원) 규모, 다른 하나는 유로화로 표기되는 3억1520만유로(약 4400억원) 규모였습니다. 두 회사채 모두 만기일은 오는 2021년4월로 동일합니다.

이 채권에는 특별한 조건이 붙었습니다. 바로 회사와 투자자가 상호 합의한 가격으로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투자자는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해 투자 원금을 회수할지, 보통주로 교환할 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교환사채(exchangeable bonds, EB)입니다.

LG화학이 발행했던 두 회사채는 교환가격이 다릅니다. 주당 교환가는 달러 표시 회사채는 46만원, 유로화 표시 채권은 53만3600원입니다. LG화학 주가가 이 가격을 넘어서면 투자자들은 채권을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당시 발행된 교환사채는 LG화학 전체 보통주의 2%수준입니다. 

채권 발행 당시 LG화학의 주가는 30만원 중후반대였습니다. 40만원을 넘나들던 주가가 소폭 하락한 시점이었는데요. 결국 교환사채 투자자들은 LG화학의 주가 상승에 배팅한 셈입니다.  

◇ '기대대로…' 달리는 주가

이들이 기대했던 대로 LG화학의 주가는 올 하반기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교환사채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수익실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지난 3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보통주 종가 기준 23만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상승세를 이어가 두달 뒤인 5월26일 41만4000원으로 40만원, 다음달 6월19일 51만2000원으로 50만원을 각각 돌파했습니다.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가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 LG화학 배터리를 대거 탑재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몰렸습니다.

특히 7월말부터는 상승세가 가팔라졌습니다. 2분기 실적이 공개됐기 때문인데요. LG화학은 올해 2분기 매출(이하 연결 재무제표 기준) 6조9352억원, 영업이익 5716억원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증권사 평균 실적 추정치가 매출은 7조4046억원, 영업이익은 4103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예측치보다 매출은 적지만 영업이익은 많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둔 것입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2.3배 늘어 코로나19에도 매우 좋은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는 LG화학 주가에 날개가 됐습니다. 8월3일 63만5000원으로 마감해 사상 최초로 60만원대를 기록했고, 8월7일에는 74만6000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70만원대에 도달했습니다. 7일 기준 주가가 지난 3일과 비교하면 17.5%, 3월19일과 비교하면 3.2배 뛴 것이죠.

만일 달러화 EB 투자자가 LG화학 주가가 71만원(9월14일 종가 기준)일 때 교환권을 행사할 경우 바로 54.3%의 평가이익을 얻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유로화 EB 투자자는 33% 수준입니다. 실제 달러화 EB 투자자들은 상당수 교환권 행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적 발표회를 기점으로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이익 실현에 나섰다는 관측입니다.

특히 LG화학이 달러화 EB에 대해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요건이 8월들어 성립된 만큼, 해당 채권 투자자들의 교환권 행사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채권의 콜옵션 행사 기준은 '주가가 교환가격의 130%(59만8000원)인 거래일이 30연속 거래일중 20거래일 이상일 경우'입니다. 최근 LG화학은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고 달러화 EB 투자자들에게 공지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 배터리 기대감, 높아지는 목표주가

증권가에서는 앞으로도 LG화학 주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12일 삼성증권은 목표주가 93만원을 제시했습니다. 같은 달 27일에는 하나금융투자가 목표주가를 기존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렸습니다.

무엇보다 전기차 배터리 성장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25.1%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LG화학은 설비투자를 지속해 올해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100GWh(기가와트시)로 올린 뒤, 2025년에는 그 두 배인 200GWh로 늘릴 계획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 실적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이 부문은 올해 2분기 19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번째 흑자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은 LG화학이 이 부문에서 올해 1180억원, 내년 4910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총영업이익 추산치에서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4%에서 내년에는 17.5%까지 높아질 것이란 예상입니다.

전기차 배터리라는 미래사업을 품은 LG화학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이자율 0% 회사채' 투자자들의 웃음은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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