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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나스닥 상장설

  • 2020.09.25(금) 16:50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굳이 연내 분할…내년에도 상장 가능
몸값 할인 없고 자금조달도 가장 빨라

LG화학에서 2차전지 사업을 분할해 오는 12월1일 새로 설립될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화학 측은 신설 배터리 법인의 기업공개(IPO) 추진은 기정사실화 하고 있지만, 언제 어디에 상장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에 앞서 나스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오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① 디스플레이 전례가 있다

일단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무대를 국내 주식시장으로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차동석 LG화학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분할을 발표한 지난 17일 주요 주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신설 법인을 설립한 후 필요한 자금을 기준으로 IPO(기업공개)를 고민할 것"이라며 "(해외) 다른 시장은 규모나 적정성을 고려할 때 배제할 요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차 부사장은 LG디스플레이 사례를 거론했다. LG전자가 네덜란드 기업 필립스와 지분을 각각 절반씩 보유했던 LG디스플레이 전신 'LG필립스LCD'는 2004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각각 원주와 DR(주식예탁증서)을 동시상장했다. 이 때문에 컨퍼런스콜 후 "자사 상장 과정에 일부 적용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 사례를 살펴봤다는 얘기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LG화학이 나스닥 등 해외증시 상장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물적분할 거부감에 따른 '주주달래기' 차원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기존 개인주주들 사이에서 분할법인 신주를 확보할 수 있는 인적분할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감이 크기 때문이다. LG화학은 같은 맥락에서 "상장 후에도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70% 수준의 지분을 유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② 상장요건 충족 가장 쉽다

해외 증시에서도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미국 나스닥이다. 나스닥은 시장 규모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이고 구성도 기술주 중심이다. 또 해외 기업에게도 현지 기업과 동일한 상장 요건을 요구하기 때문에 조건만 충족하고 시장가치만 인정받는다면 상대적으로 쉽고 빠르게 증시에 오를 수 있다.

특히 LG화학이 올해 '12월1일'을 신설법인 분할기일로 잡은 것도 나스닥 상장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내년에라도 나스닥에 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나스닥은 기업 규모와 상장요건 등에 따라 ▲글로벌 셀렉트 마켓(Global Select Market) ▲글로벌 마켓(Global Market) ▲캐피털 마켓(Capital Market)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중 캐피털 마켓의 상장이 가장 쉽다.

글로벌 셀렉트 마켓이나 글로벌 마켓의 경우 최소 2개 회계연도 실적, 기존 상장주식 최소 시가총액의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지만 캐피털 마켓은 종전 1년치 회계를 지닌 비상장 회사도 상장이 가능하다. 캐피털 마켓은 직전 연도 혹은 최근 3개 회계 연도 가운데 2개 회계 연도 세전이익 75만달러(약 8억7400만원) 이상을 충족하면 되는데,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12월 분할신설할 경우 올해 세전이익 기준 충족을 근거로 내년 상장이 가능하다.

증권업계에서는 LG화학에서 분할될 전지사업본부가 올해 상반기 매출 5조839억원, 영업이익 1037억원을 거뒀고, 하반기 이보다 나은 성적이 예상되기 때문에 나스닥이라면 내년 하반기 상장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반면 해외 다른 시장이나 국내 코스피의 경우 이보다 상장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코스피는 회사 설립 후 3년이 지나야 심사자료 제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적분할 방식으로는 2023년에야 상장할 수 있다.

③ 몸값 극대화할 수 있다

몸값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해외 상장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한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는 "LG에너지솔루션이 나스닥에 직상장할 경우 투자접근성 제약에 대한 할인 없이 2차전지 사업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교 대상으로는 중국 최대 배터리 회사 'CATL'이 가장 많이 꼽힌다. CATL은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지만 홍콩 증시로 우회하는 '선강퉁' 제도를 통해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24일 기준 CATL의 시가총액은 원화 환산 기준 76조원인데, LG에너지솔루션도 향후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다면 시총이 5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본체인 LG화학(43조원)보다도 훨씬 큰 규모다. 현재 LG화학 전지사업본부 매출은 CATL보다 앞서지만, 영업손익은 뒤진다.

특히 작년에는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 등으로 4543억원의 영업손실도 봤다. 최근 3년 7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낸 CATL에 비해 기업가치 평가에서 감점을 받을 부분이다. 다만 수주 잔량이 150조원으로, CATL(80조원)보다 훨씬 많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은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위는 점유율 25.1%인 LG화학이고 2위가 CATL(23.8%)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CATL은 전기차 배터리 매출의 약 80%가 중국 시장에서 나오지만, LG화학은 생산기지가 미국 유럽 중국 등에 고르게 분포됐기 때문에 사업 안정성도 높다"고 평가했다. 또 나스닥 상장은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원하는 미국 행정부의 지원을 이끌기 용이하다는 점에서도 향후 사업가치 증대에 이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④ 자금조달 가장 빠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독립후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이미 설비 신증설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연간 생산능력을 올해 말 100GWh(기가와트시)에서 오는 2023년 220GWh로 끌어올릴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지금까지 쌓인 수주잔량(150조원)을 소화하는 것만 해도 향후 연 3조원 이상의 대규모 설비투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설법인 여유자금은 넉넉지 못하다. LG화학이 낸 분할계획서를 보면 신설 법인은 자본금 1000억원, 현금및현금성자산 1조7989억원이다. 미래 현금으로 유입될 매출채권 및 기타수취채권은 2조1352억원으로, 이를 합산해도 2년치 설비투자금을 융통하기에 버겁다. 회사채 발행 방식의 조달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상장 시기를 최대한 당길 경우 자금조달도 빨라진다. 예상 시가총액을 5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대략 10조원 안팎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LG화학이 지속 보유할 것으로 언급한 70% 지분을 뺀 나머지 30%에 대한 구주매출을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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