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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배터리 독립 다음 숙제는?

  • 2020.10.19(월) 16:52

[워치전망대-어닝인사이드]신용평가 체크
디스플레이·스마트폰 적자 탈출 '관건'
배터리 사업 분할로 그룹 재무부담 감소

신용평가사들은 매년 가을 주요 대기업집단의 재무안정성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보고서를 내놓는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돌발 변수로 사업적 변동성이 증폭했다. 그룹별 사업수익성이나 재무안정성도 편차가 커졌다. 시계가 불투명해진 상황 속에 신평사 보고서를 토대로 삼성·현대차·SK·LG·포스코·한화·GS·한진 등 주요 그룹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쟁점을 짚어본다.[편집자]

코로나19의 충격은 연초부터 시작됐지만 LG그룹은 기대 이상의 방어력을 보였다. 그룹 사업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전자와 화학부문이 지난해에 비해 선전하면서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견고하게 지켰다. 최근 기존 주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는 LG화학의 2차전지(배터리) 사업 물적분할도 LG그룹 입장에서는 잘 마무리해야 할 이슈다. 하지만 이 사안 자체가 그룹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렇다고 걱정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사업부문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도 향후 LG그룹의 재무안정성을 가늠하려면 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다.

◇ 계속되는 디스플레이·스마트폰 적자

LG그룹은 2016년 이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1.3% 수준으로 외형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LG그룹(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생활건강·LG하우시스·LG유플러스·LG·LG씨엔에스·LG상사 등 15개사)의 합산(중복 조정) 매출액은 155조9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2% 급감한 4조5550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핵심사업인 전자, 화학부문의 부진이 원인이었다.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매출 중 전자부문의 비중은 56%, 화학은 26% 수준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에도 생활가전, 석유화학, 통신부문이 선전하며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의 이익 규모 감소를 보완하는 구조였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실적 우려가 컸던 것에 비해 양호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LG그룹의 상반기 합산 매출은 69조9640억원, 영업이익은 2조79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0.7% 감소하는 수준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보면 LG전자에서는 위생 관련 수요 증가로 신가전의 인기가 높아진 데다, TV와 생활가전 부문에서 프리미엄 가전의 판매가 늘어난 것이 양호한 이익창출로 이어졌다. 다만 스마트폰 수요 둔화로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은 지속됐다.

사업 부진이 가장 심각한 곳은 디스플레이 부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이후 중국발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저하된 상태다. 중국업체 대비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이지만, 비용 부담이 가중돼 영업손실 폭은 점점 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상반기 영업손실은 지난해 5008억원에서 올해 8789억원으로 늘었다.

그만큼 향후 그룹 영업실적 개선에 디스플레이의 사업 향방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중국 광저우(廣州) 팹에서 OLED 양산이 시작됨에 따라 공급 능력이 커졌는데, 수율이 안정화되고 중소형 OLED 수익구조가 개선돼 사업경쟁력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느냐가 주요 포인트로 꼽힌다.

한국신용평가는 "하반기 광저우 팹 가동을 통한 공급 능력 확충, 북미 고객사 신제품 출시에 따른 OLED 수요 기반 확장으로 상반기 대비 영업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그룹 차입금 48조원…배터리 분할로 숨 돌려

LG화학의 경영 성과도 그룹 전반의 재무건전성 방향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LG화학의 근간인 석유화학 부문은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신사업 설비 투자로 재무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LG화학은 올해 전기차 시장 내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전지 부문 증설 투자 3조원을 포함해 연간 5조~6조원의 투자를 예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2조4000억원, 2018년 4조3000억원, 2019년 6조5000억원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투자가 늘면서 차입금도 큰 폭으로 늘었다. LG화학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018년말 5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8조4000원으로 확대됐고, 올해는 6월말 기준으로 11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의 순차입금 규모는 4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6월말 그룹 총차입금은 4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조5000억원보다 23.5% 증가했다. 다만 그룹 차입금의 54%를 차지하고 있는 전자 부문(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 종료로 차입 부담 증가폭은 다소 완화됐다.

LG그룹 합산 재무부담 지표. /자료=한국신용평가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물적분할은 이 같은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탈출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지 25년만에 물적분할을 결정했다. LG화학이 비상장 신설법인(LG에너지솔루션, 가칭)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단순 물적분할 방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전지부문의 분할 후 기업공개(IPO) 추진은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의 제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존에 진행하던 자산 매각에 더해 분할법인의 IPO 등을 통한 외부 자금 유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재무부담이 상당 수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 및 유상증자가 원활히 진행될 경우, 투자에 따른 자금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

분할이 LG화학의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게 신용평가 3사의 공통 의견이다. 나이스신평은 "LG화학의 연결실체 관점에서 사업 및 재무위험 변동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분할존속회사와 신설회사는 기존 채무에 대해 연대해 변제할 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에 기존 발행채권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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