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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 없었던 대한항공 주총, 독과점 변수만 남았다

  • 2021.01.06(수) 15:49

대한항공, 주총서 정관 개정안 통과…증자 순항
기업결합 심사 통과되면 항공 빅딜 최종 성사
일부 노선 독과점-다른 인수자 여부 등 쟁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빅딜'이 주주총회 관문을 통과했다. 대한항공 주총을 앞두고 국민연금이 핵심 안건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지만 이변은 없었다. 항공 빅딜의 마지막 관문은 국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신고다. 대한항공은 독과점 논란을 극복하고 항공 빅딜을 성사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독과점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쉽지 않은 찬성률' 넘겼다

6일 열린 대한항공 임시주총에서 발행주식 총수를 기존 2억5000만주에서 7억주로 늘리는 정관 일부개정 안건이 의결됐다.

이날 의결권 있는 주식의 총수(1억7532만466주) 중 55.73%(9772만2790주)가 주총에 출석했고 이 중 69.98%가 정관 일부 개정 안건에 찬성했다.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정관을 변경할 수 있다는 상법을 충족한 것이다.

'출석주식의 3분의 2 이상 찬성'은 작년 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의 말처럼 "쉽지 않은 찬성률"이었다. 임시주총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대한항공 지분 6.9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정관 변경 안건에 반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대한항공 지분 58.69%를 보유한 소액주주는 '항공 빅딜'에 찬성하는 쪽에 섰다. 관련기사☞ '낮지 않은 다음 문턱' 항공빅딜, 끝나야 끝난다

이날 발행주식수를 늘리는 정관변경이 통과되면서 '항공 빅딜'은 날개를 달게 됐다. 우선 대한항공은 작년 11월에 발표한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계획대로 추진한다. 유상증자의 선행조건인 발행주식수 확대가 해결되면서다.

오는 3월 대한항공이 증자로 2조5000억원을 모으게 되면, 이 돈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으로 쓰인다.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1조5000억원, 아시아나항공 전환사채 3000억원 등이다.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까지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60%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 항공 빅딜, 결합심사 예외적으로 허용될까

항공 빅딜의 마지막 관문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다. 이번 '항공 빅딜'로 자산 40조원, 항공기 245대 규모의 초대형 대형항공사(FSC)가 탄생하는 것에 따른 독과점 우려다. 대한항공은 무난하게 기업결합심사에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작년 말 우기홍 사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가능 횟수) 점유율 합은 38.5%이고 화물을 포함해도 40% 수준"이라며 "지방공항을 포함하면 점유율은 더 낮아진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전세계 항공산업이 항공사간 M&A를 통해 대형화되고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우 사장은 "과거 무수히 많은 항공사 인수합병이 진행됐지만 승인되지 않은 사례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국회입법조사처는 '대형항공사 M&A 관련 이슈와 쟁점' 보고서를 통해 우 사장이 제시한 슬롯 점유율 '38.5%'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 보고서는 "38.5%는 인천발 국제선 여객노선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통합항공사의 슬롯 점유율"이라며 "특정(개별) 노선에 대한 독과점 논란을 완전히 해소시켜 주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인천발 미국·일본·중국 등 통합항공사 일부 노선의 슬롯 점유율은 38.5%를 크게 상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노선이 경쟁제한에 걸리더라도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일례로 지난 4월 공정위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청주-타이페이 노선 등 일부노선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있지만 '회생불가 예외'로 판단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자본잠식 상태의 이스타항공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까지 겹치면서 변제능력이 회복되기 어렵고, 제주항공에 인수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수차례 M&A가 결렬되는 등 제주항공 외에 다른 인수자를 찾기 곤란한 상황이었다.

이번 빅딜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이 '회생불가'에 해당되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지난 9월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308%가 넘고 작년 1~3분기 당기순손실은 6238억원에 이른다. 재무상황이 악화됐지만 '회생불가 예외'는 엄격하게 인정돼야 한다는 게 국회입법조사처의 주장이다. 이 보고서는 "회생불가 예외가 느슨하게 인정될 경우 자칫 독과점의 우려가 큰 기업결합이 쉽게 승인돼 시장 구조를 왜곡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M&A가 한 차례 무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인지도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2019년 12월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지만 'SPA 합의 사항'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무산됐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은 계약금 2515억원을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인수합병 무산에 대한 책임이 어느 측에 있느냐에 따라 '대안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법정 공방이 길어질 경우 대한한공 외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대안이 있는지 등을 공정위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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