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결국 합치기로. 어제(16일) 정부와 산업은행이 회의를 가진 후 관련 공시 20개(한진칼 12개, 대한항공 6개, 아시아나항공 2개)가 한꺼번에 쏟아졌음. 20개의 공시 내용을 모으고 비벼서 앞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지는지 요약해봄. (괄호 안은 돈을 입금해주는 날짜를 뜻함)
①산업은행이 한진칼에 8000억원 쏴줌
한진칼이 실시하는 5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2020년 12월 2일)
기존주주 모두 제쳐두고 산업은행만 꼭 집어서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
☞관련 공시: 한진칼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 결정)
한진칼이 발행하는 채권 3000억 원어치 매입(2020년 12월 3일)
채권 성격: 5년 만기 이자율 4% 보장(or 나중에 한진칼 보유 대한항공 주식과 교환)
☞관련 공시: 한진칼 주요사항보고서(교환사채권발행 결정)
②한진칼이 대한항공에 8000억원 쏴줌
이자율 4.6%로 8000억원 빌려줌(2020년 12월 3일)
☞관련 공시: 한진칼 금전 대여 결정
③대한항공, 2조5000억원 자금 마련
한진칼 포함한 주주 대상으로 유상증자로 자금 조달 (2021년 3월 12일)
증자대금 중 1조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용, 나머지 1조원은 빚갚기용
한진칼은 이미 빌려준 8000억원+약 3개월 이자(4.6%)로 증자대금 대신 낸 걸로 간주
☞관련 공시: 한진칼 타 법인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④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사채 3000억원 인수 (2020년 12월 29일)
☞관련 공시: 아시아나항공 주요사항보고서(전환사채권발행 결정)
제3자배정증자로 지분 1조5000억원어치 인수(2021년 6월 30일)
기존주주 제쳐두고 대한항공만 꼭 집어서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
증자 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지분 63.9%, 감자 통과 이후 기준)가 됨
☞관련 공시: 아시아나항공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 결정)
☞관련 공시: 대한항공 타 법인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⑤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①에서 ④의 절차를 모두 완료한 이후 적당한 시점에 두 회사 통합
나중에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정비사업부 등도 단계적 통합 가능성
계획대로?
한진칼(aka. 경영권분쟁 중)이 제3자를 꼭 집어서 신주를 발행할 수 있는지 논란 中
한진칼은 공시를 통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 근거로 회사 정관(제8조 제2항)을 제시함.
- 발행주식총수의 30%를 넘지 않는 안의 범위에서 긴급한 자금조달을 위해 국내외 금융기관 또는 기관투자자에게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는게 정관의 내용
한진칼은 이번 유상증자가 이러한 정관 내용에 부합하는 것이란 설명
- 정부 정책에 따라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를 유치, 대한항공의 경영정상화와 항공산업 개편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고, 신속한 진행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빨리 조달해야하고.. 등등(이하 생략)
하지만 한진칼의 실질적 최대주주이자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분쟁 중인 KCGI 측은 즉각 반발
- 조원태 회장의 단 1원의 사재출연도 없이, 국민 혈세 이용해서 경영권 방어하려는 것. 주주 전체를 대상으로 유상증자 시행해라. 법적 대응 예고! (법적분쟁 길어지면 일정도 늦춰질 가능성)
그런데도?
한진칼 증자가 이뤄진다면 주요주주들의 지분구도가 바뀌며 경영권분쟁은 변곡점을 맞이함.
조원태 회장 측 22.44% → 증자 후 20.0%
델타항공(조 회장 우호지분) 14.9% → 증자 후 13.31%
KCGI 측 45.23% → 증자 후 40.41%
산업은행 706만2146주 → 10.7%
지분 10%를 가진 산업은행이 등장하면서 캐스팅보트(라고 쓰고 사실상 우호지분) 획득
산업은행과 한진칼·조원태 회장은 이번 유상증자에 앞서 합의문을 작성하고,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맡김
[합의 내용]
1. 우리(산업은행)가 너네(한진칼)한테 쏴준 돈(8000억원) 대한항공에 즉각 쏴 줄 것
2. 우리가 지명하는 사외이사(3명)가 앞으로 경영상황을 감시할 것임
3. 중요한 경영사항은 우리랑 사전협의하고 동의받아야 함.
4. 너네가 가진 대한항공 주식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담보 제공하거나 팔면 안 됨
5. 이거 안 지키면 위약금 5000억원&손해배상책임&대한항공 신주 우리가 처분함.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에도 앞으로 산업은행은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이 될 가능성 큼. 산업은행이 계약한 파트너는 KCGI가 아니라 조원태 회장이기 때문.
*[공시요정]과 [공시줍줍]은 뉴스레터 '줍줍'을 통해 이메일로 먼저 찾아갑니다. 뉴스레터에서만 선보이는 특별한 콘텐츠도 있어요. 내용이 좋았다면 구독신청(무료) 부탁드려요.
뉴스레터 (무료)구독하기 ☜클릭
*독자들의 제보와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궁금한 내용 또는 잘못 알려드린 내용 보내주세요. 열심히 취재하고 점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