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6조원에 달했다. 코로나19와 같은 별일이 없었던 2019년과 비교해 30% 가까이 증가하는 괴력을 보인 것이다. 위기에 강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올해는 5세대 이동통신, 5G의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라 반도체, 스마트폰 사업이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기대된다.
◇ 경쟁 심화로 4분기 수익성 약화…연간 실적은 '우수'
삼성전자는 8일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35조95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46%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36조2600억원으로 전년보다 2.54% 증가했다.
4분기 매출액은 61조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직전분기보다 8.9% 감소했으나 전년대비 1.8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25.7% 증가, 전분기보다는 27.13%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을 발표할 때 사업부문별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전분기 대비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4분기의 경우 전통적으로 마케팅 비용도 늘어난다.
하이투자증권은 4분기 부문별 영업이익이 반도체 3조9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7000억원, IM(IT & Mobile Communications) 2조5000억원, CE(Consumer Electronics·하만 포함) 90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3분기의 경우 반도체 5조5400억원, 디스플레이 4700억원, IM 4조4500억원, CE 1조5600억원(하만 1500억원 미포함) 등을 기록했었다. 삼성전자도 이미 4분기에 서버 메모리 수요 약세 지속과 세트 사업 경쟁 심화 등으로 전체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는 첨단공정 전환 확대와 모바일·노트북 수요 견조세에도 불구하고,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른 서버 가격 약세와 신규라인 초기 비용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IM 부문도 스마트폰 매출 하락과 경쟁이 심화되는 분기를 맞이해 마케팅비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 올해는 반도체·모바일, 5G와 함께 '쑥쑥'
이제 시장의 관심은 올 1분기다. 올해는 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감과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D램 가격 상승과 갤럭시S21 조기 출시 효과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
중장기적으로는 5세대(G) 이동통신 인프라가 전세계로 확대되고 모바일 수요 증가로 인해 반도체와 IM 부문이 개선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올 3분기부터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대폭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3분기에 새해 5G 확산을 주목하면서 "수요가 견조한 5G SoC(시스템 온 칩), 고화소 센서, DDI(디스플레이 구동 칩) 등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응용처 다변화, 대형 고객 확보로 큰 성장을 기대한다"며 "폴더블폰과 5G 라인업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