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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꽁꽁 언' 반도체 공장 옮길까

  • 2021.03.12(금) 15:12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美오스틴 공장 가동중단 한달 가까이
"애리조나, 뉴욕도 새 공장 후보지 검토중"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소재 반도체 공장이 한달 가까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피해가 쌓이고 있다. 이상 한파로 인한 도시 인프라 마비 탓이다. 삼성전자가 40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한파 사태를 겪으며 현지에 반도체 공장 증설을 계획중인 삼성전자가 오스틴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도 눈길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가동중단 따른 손해액 3000억~4000억 추정

12일 미국 미국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지난달 16일부터 현재까지 가동을 멈춘 상태다. 오스틴 지역 언론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맨'은 지난 10일(현지시간)에도 오스틴 공장의 가동 재개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오스틴 법인 관계자는 이 신문에 "가능한 빠른 시일 내 공장 가동 재개를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장 가동 중단으로 삼성전자가 입을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이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스틴 공장의 캐파(생산능력)는 100K(10만장)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웨이퍼를 장당 4000달러로 추정해 10만장을 폐기할 경우 손실이 4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을 고려할 때도 하루 100억원 이상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한달 가동을 멈추면 3000억원에 달하는 수치다. 실제로 이 공장의 지난해 매출액이 3조9131억원으로 전년보다 0.4%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9220억원으로 같은 기간 61.4% 늘어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같은 추정치에 대해 "현재까지 손해액을 산정하지 않았다"며 "공장에 사고가 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고, 피해 복구나 기회비용 등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생산 차질은 반도체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손익 계산은 사후에 좀 더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 플래시 가격은 전분기 대비 3~8%가량 상승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자료=삼성전자 오스틴 법인]

◇ 다른 곳 갈까?…계산기 '탁탁탁'

이번 사태로 인해 삼성전자가 공장을 증설할 지역을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릴지도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초 오스틴에 재차 증설하는 것을 유력하게 추진하고 있었으나, 애리조나주와 뉴욕주 지역에 새로 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도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많은 곳에서 추측이 나오고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되진 않았다"면서도 "오스틴과 애리조나, 뉴욕의 인센티브 등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해외 반도체 공장은 중국 시안(西安)과 쑤저우(蘇州), 미국 오스틴 등지에 자리잡고 있다. 지역마다 삼성전자가 기대할 수 있는 혜택이 다르다. 게다가 공장마다 생산하는 제품과 고객사도 대체로 다르기 때문에 기존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기존 공급망이 잘 갖춰진 오스틴 당국이 삼성전자에 유리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면 굳이 옮길 이유는 없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삼성전자도 오스틴이 위치한 텍사스주 지역사회에 이번 한파 피해 이후 10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우호적 액션을 취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가장 최근 증설한 해외 반도체 기지인 중국 시안 공장(SSCX)과 비교할 때(2019년 기준) 오스틴 공장은 매출이 3860억원가량 적지만, 순이익률은 14.7%로 시안(1.2%)에 월등히 앞선다. 시안 공장은 작년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탓에 매출 기준 상위 25개 '주요 연결대상 종속기업'에 포함되지 않아 작년 두 생산기지의 위상이 공개적으로 비교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반도체 공장과 관련해 "시안 공장의 경우 다른 중국 법인들의 실적과도 얽혀 있는 점 등 세부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공장마다 어떤 고객사에 납품하는지와 인건비, 세금 등 법인 사정에 따라 수익성에는 변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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