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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하만 시너지로 車전장 '가속페달'

  • 2021.01.08(금) 15:23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삼성·하만, '디지털 콕핏 2021' 공개
2022년 이후 실적 기대…수장 교체도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부품 및 음향기기 사업 자회사인 하만이 '디지털 콕핏 2021'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하만이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은 자동차 운전석 계기판과 조수석 앞 편의기능 제어장치를 디지털 전자기기로 구성한 장치를 말한다.

올해 삼성전자는 하만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 전장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최근 조직개편에서 전장사업팀 수장을 5년 만에 교체한 것도 이같은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하만 디지털 콕핏 2021./사진=하만

◇ 인포테인먼트 더한 2021년형 '디지털 콕핏'

7일(미국 현지시각) '하만 미디어 데이'에서 공개된 디지털 콕핏 2021의 특징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강화다. 차를 단순히 이동수단이 아닌 '제3의 생활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2018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에서 디지털 콕핏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후 매년 탑승자의 편의성, 안정성, 연결성 등을 강화해왔다.

※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오락·인간친화적 기능을 의미하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다. 즉 정보와 오락의 결합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활용하면 차량에 장착된 PC로 교통·생활 관련 정보를 얻는 것 뿐만 아니라 영화 티켓 예매나 식당 예약, 음악 감상 등까지 가능하다.

올해 공개된 디지털 콕핏은 앞쪽에 49인치 QLED(QD-LED, 퀀텀닷액정표시장치) 대형 디스플레이와 하만이 보유한 JBL의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강화했다. 뒷좌석에서는 앞좌석 후방에 붙어 있는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원격 업무, 화상 회의 등이 가능하다.

차량 내부를 창작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튜디오 모드'도 추가됐다. 좌석 상단에 '인캐빈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탑승자 모습을 촬영하고 차 안에서 편집까지 할 수 있다. 차 후방에는 55인치 Q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캠핑 등 야외 활동 시에도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하만 디지털 콕핏 '스튜디오 모드'./사진=하만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던 삼성 헬스 서비스도 차 안으로 들어왔다. 모바일 기기로 탑승 전 신체 활동과 기록을 분석하면 차내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와 웨어러블·모바일 기기가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해준다. 전날 밤 수면 패턴과 현재 눈꺼풀의 움직임을 분석한 뒤, 필요에 따라 실내 환기를 유도하거나 주의 메시지를 전달해 졸음을 방지해주는 식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적용했던 TCU(차량용 통신 장비) 기술도 개선됐다. 올해는 업계 처음으로 '5G 밀리미터파(초고주파)'를 차량에 적용했다. 주변 간섭이 줄고 적용영역(커버리지)가 늘어나 연결성이 높고 전송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크리스티안 소봇카 하만 오토모티브 총괄 부사장은 "하만은 자동차가 단지 운전 뿐만 아니라 삶을 위한 것이라고 믿는다"며 "하만의 차별점은 소비자의 요구 사항과 선호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이 원하는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제3의 공간'으로 자동차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코로나 타격…2022년부터 실적 개선

삼성전자의 IT(정보기술) 기술력과 하만의 전장 기술력이 집약된 디지털 콕핏은 2018년 공개 이후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하만의 디지털 콕핏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8년 18.8%에서 작년 3분기 27.7%까지 늘었다. 생산량 역시 점진적으로 늘어 2018년 390만대에서 2019년에는 65.6% 증가한 646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생산량은 410만대로 3개 분기만에 2018년 생산량을 넘어섰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따라 수익성은 지지부진이다. 자동차의 생산이 중단되고 구매가 축소되는 등 상반기 내내 부정적인 영업 환경이 계속돼서다.

하만의 영업이익은 2018년 1617억원, 2019년 3223억원으로 성장세였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는 1291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에 151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적자폭을 줄였지만 1분기 1876억원, 2분기 934억원의 손실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실적 가시화 시점은 2022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BMW를 비롯해 중국의 전기차 제조기업 BJEV(베이징 일렉트릭 비히클) 등과 수주 계약을 맺었지만, 실적 반영은 2022년 이후에 이뤄져서다. 

박종환 전임 전장사업팀장(부사장)은 지난해 CES에서 "삼성과 하만이 시너지를 내기 시작하면 2022~2023년부터 매출이 많이 늘어 매년 두자리수 성장을 예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5년만에 수장 교체…전장사업 가속

올해 삼성전자는 하만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전장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해외기업 M&A(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인 80억 달러에 하만을 인수했지만, 이후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분위기 전환이 예상된다. 예고장은 이미 던져졌다. 삼성전자가 5년 만에 전장사업팀 새 수장으로 이승욱 사업지원TF 부사장을 선임한 것이다.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수장 교체는 지난 2015년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 부사장은 2016년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는 과정에도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자동차 부품과 전장 사업 강화에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본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전장 분야에서 추가 M&A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이러한 전망은 최근 LG전자의 전장사업 행보와도 맞닿아있다. 최근 LG전자는 글로벌 3위 부품기업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히며 전장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기사☞車전장 죽쑤던 LG전자, 마그나 합작에 '5조 잭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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