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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전장 죽쑤던 LG전자, 마그나 합작에 '5조 잭팟'

  • 2020.12.23(수) 18:23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전기차사업 떼 세계 3대 부품사와 JV
5000억 합작투자에 시총 '15조→20조'

LG전자에 자동차 전장사업(VS, Vehicle component Solutions)은 아픈 손가락이다. 신사업으로 키우려 대를 이어 몇해째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작년에는 194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올해는 3분기 만에 벌써 3655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런 LG전자 VS부문이 일을 쳤다. 세계 3대 자동차 부품회사와의 합작(조인트벤처, JV)을 통해서다. VS사업본부 전기차 구동분야에 5000억원 남짓한 투자를 받았는데 이게 LG전자의 시장 가치를 하루 새 무려 4조원 넘게 부풀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주식시장에서는 '애플카' 부품 공급망에 들 수 있다는 기대감부터 배터리 사업을 키우는 LG화학과의 시너지 효과까지 낙관이 만발했다.

◇ "마그나 합작으로 규모의 경제"

LG전자는 캐나다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 Inc.)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Joint Venture)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캐나다 업체인 마그나는 독일 보쉬, 일본 덴소에 이어 매출 기준 세계 3위인 부품회사다. 합작법인 이름은 'LG 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 Magna e-Powertrain Co.,Ltd, 가칭)'이다.

LG전자와 마그나는 "자동차의 전동화 경향이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는 대량생산체제를 조기에 갖추고 사업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합작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LG전자는 이사회를 열어 VS본부 내 '그린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하고 신설법인 지분의 49%를 마그나에 넘기는 안을 의결했다. 마그나 측 인수주체는 오스트리아 계열사인 마그나 메탈포밍이다. LG가 분할 사업을 현물출자하고 마그나는 합작지분을 현금 4억5300만달러(약 5016억원)에 인수하는 거래구조다.

분할 합작이 이뤄지는 분야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장치들이다. 모터, 인버터, 차량 충전기와 구동시스템(모터·인버터·감속기가 모듈화된 제품) 등이 포함됐다. VS사업 중 인포테인먼트, 램프, 안전장치 등의 사업은 이번 합작에서 제외됐다. LG전자는 앞으로 자동차 부품 사업이 새 합작법인(파워트레인), 기존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중심), ZKW(램프) 등 3개 축으로 나눠 진행될 것이라 설명했다.

신설법인 자산은 6697억원, 자본은 6078억원이다. 내년 3월 예정 정기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과 합작법인 설립 승인이 이뤄지면 합작법인은 7월께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합작법인 본사는 인천에 두며 중국과 미국에 자회사를 운영한다. 양사는 합작법인에 LG측이 선임한 이사 3명과 감사 1명, 마그나 측 이사 2명과 감사 1명을 두기로 합의했다.  

◇ 만성적자 전장사업 돌파구 '합작'

LG전자가 처음 자동차 부품 사업에 뛰어든 건 2013년이다. 미래성장동력 역할을 할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키우라는 당시 구본무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 그해 5월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 회사 V-ENS를 인수했고 이어 7월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2018년에는 오스트리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해 품었다.

하지만 성과는 변변치 않았다. 초창기인 2015년 연간 50억원 흑자를 거둔 게 전부다. 이후로는 매년 1000억원 넘는 적자를 LG전자에 안겼다.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와 함께 만성 적자를 내는 골칫덩이로 여겨졌다. 하지만 버릴 사업이 아니었다. 최근 구본준 전 부회장의 계열분리와 연관된 인적분할에서도 전장사업은 '지금은 손실을 보더라도 전략적으로 키워야 할 사업'으로 분류됐다. 관련기사☞ [구본준 분가]구광모호 3년 '뉴 LG' 더 선명해진다

구광모 LG 회장의 결정이 대를 이었다. 돌파구로 택한 것이 기존 유력 자동차 부품업체와의 합작이다. 마그나는 풍부한 사업경험과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포함해 파워트레인 분야의 통합시스템 설계, 검증 등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해 사업 파트너로 적격이었다는 게 LG 측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합작법인은 마그나는 물론 마그나의 고객사로부터 신규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돼 조기에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LG전자에 따르면 마그나는 미국 자동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를 비롯해 BMW·폭스바겐·푸조 등 유럽 완성차 업체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최근 실적은 부진하다. 재작년과 작년을 비교하면 매출은 408억달러에서 394억달러로 3.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0억달러에서 22억달러로 24.7% 줄었다. 작년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최근 1년 실적은 매출 315억달러, 영업익 6억달러로 영업이익률 1.9%에 그친다.

◇ LG전자 몸값 하루 새 '15조→20조'

이날 양사의 합작 소식이 전해지며 코스피 시장에서 LG전자의 주식은 상한가로 치솟았다. LG전자 보통주 주가가 일간 상승제한폭까지 오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종가는 2011년 2월 21일(12만205원)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11만9500원이었다. 전날 15조883억원(종가 기준)이던 LG전자 보통주 시가총액은 19조5559억원으로 하루 만에 4조4676억원이 불었다. 

이는 최근 주목받는 애플의 전기차 사업 진출과 연결된 해석 영향이 크다. 합작사에서 생산한 전기차 모터 등의 부품이 '애플카'에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 덕이다. LG가 LG이노텍 등의 계열사를 통해 아이폰 부품 생태계에 이미 발을 담그고 있는 데다, 마그나도 애플의 본거지인 북미 지역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라는 게 배경이다. 애플은 이르면 오는 2024년 자율주행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이 너무 앞서간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이 아직 독립적으로 흑자를 제대로 내지 못할 만큼 성숙하지 못했고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점점 심해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LG전자 VS사업본부장 김진용 부사장은 "무한한 가능성과 성장 기회를 가진 전동화 부품 사업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과감하면서 최선인 선택을 내렸다"며 "합작법인은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물론 양사 모두 자동차 부품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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