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년 만에 적자를 낼 것이 이미 예상된 르노삼성자동차의 영업손실 규모가 800억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르노삼성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작년 영업손실은 797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2112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 전환한 것이다. 르노삼성차가 적자를 낸 것은 2012년 이후 8년만이다. 르노삼성차는 2012년 172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흑자 전환한 2013년을 제외하곤 매년 1000억~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매출은 3조4008억원으로 2019년보다 27.3% 감소했다. 1년 새 사라진 매출이 1조2769억원에 이른다. 작년 판매량(11만6166대)이 1년 전보다 34.5% 감소한 결과가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작년 판매량은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였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 물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던 로그의 수출 공백이 생기면서 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3월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이 중단되면서 로그 수출은 2019년 6만9880대에서 지난해 4563대로 급감했다.
르노삼성차는 로그의 공백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M3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작년 12월 르노삼성차는 유럽에 첫 수출물량을 선적하며 본격적인 생산에 나섰다. 하지만 얼마나 생산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3월 XM3의 수출 물량은 1320대로 전월대비 46.7% 급감했다. 올 1분기 수출물량은 5418대에 머물고 있다.
이 관계자는 "소형 SUV는 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차종이어서 시장의 반응이 좋으면 많이 생산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대체제가 많은 시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적자가 나면서 올해 구조조정은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르노그룹은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서바이벌 플랜'을 시행할 곳으로 라틴 아메리카, 인도와 함께 한국을 지목했다.
지난 2월 한국을 찾은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은 "부산공장의 제조원가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캡쳐와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한다"며 "이는 부산공장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공장의 (원가절감)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경고도 남겼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서바이벌 플랜을 시행하고 있다"며 "지난 2월 희망퇴직을 종료했고, 현재는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추진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