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호 대표가 '구원투수'로 투입된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그룹이 1984년부터 키워온 신성장 동력이다. 내년께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목표가 달성되면 38년간의 투자가 결실을 맺게 된다.▷관련기사: [CEO워치]'구원투수' 강철호, 적자 현대로보틱스 상장시킬까(6월11일)
현대로보틱스 모태는 1984년 현대중공업 용접기술연구소 내 꾸려진 로봇 전담팀이었다. 1987년에 연 3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로봇공장을 준공해 산업용로봇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이동이 잦았다. 1988년 현대중공업에서 분리돼 현대로보트산업으로 독립했다가 1993년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본부로 다시 합병된다. 자동차 제조용로봇, LCD(액정표시장치) 운반용로봇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며 사업영역을 넓혀갔다.
2017년 현대중공업이 순환출자구조를 끊기 위해 지주회사 체계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하면서 다시 독립한다. 현대중공업이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일렉트릭(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으로 나뉘면서다. 이 과정에서 현대로보틱스는 지주회사가 됐고 그 이듬해 사명을 현대로보틱스에서 현대중공업지주로 바꿨다. 현대로보틱스라는 사명은 사라지고 사업 브랜드만 남게 된 것이다.
지주사 체계가 완성된 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말 현대로보틱스를 다시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지주를 순수지주회사로 남기고 현대로보틱스는 로봇 사업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작년 5월 사명을 되찾은 현대로보틱스는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이후 현대로보틱스는 로봇사업 분야에 집중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6월 독일 뮌헨에 유럽지사 문을 열고 유럽시장 진출에 나섰다. 2018년 중국 시장 진출에 이어 세계무대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것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이르면 내년에 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KT로부터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2022년 이후 상장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KT가 지분 10% 인수에 500억원를 투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시점의 회사 가치는 5000억원 가량으로 추산할 수 있다.
상장을 위해선 먼저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 물적분할 이후인 작년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매출은 1953억원, 영업이익은 2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로보틱스는 오는 2024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지난 1분기 매출은 402억원에 머물렀다. 이 기간 당기순손실도 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로보틱스는 실적 개선을 위해 로봇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그동안 주력했던 산업용 로봇 분야 외에도 다양한 로봇 산업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협동로봇, 서비스용 로봇, 스마트 팩토리 등 분야에 기술개발과 투자를 진행 중이다.
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최근 KT와 협업을 통해 작업자와 로봇이 한공간에서 작업할 수 있는 협동로봇을 개발 중에 있고 호텔, 식당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봇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