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판매 증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10만대를 넘겼는데, 올해는 8개월(1~8월) 만에 작년 한 해 판매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 추세 대로라면 올해 목표(20만대)도 달성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말에 첫 전용 전기차 모델 GV60 출시도 예고돼 있어 목표 초과 달성이 가능하다는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최고 실적
27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8월 제네시스 판매량은 총 13만4196대로 전년동기 대비 40.6%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 판매는 9만2967대로 전년동기보다 38.6%, 해외는 4만1229대로 558.7% 각각 늘었다.
이 같은 성과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 이룬 것이라 더 눈에 띈다. 현대차 전체(제네시스 포함) 경우 올 1~8월 국내 판매는 49만6985대로 전년동기 대비 3.8%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달리며 생산량이 줄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가 제네시스에도 영향을 줬지만 그랜저 등에 탑재되는 차량용 반도체보다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의 판매 증가는 현대차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올 1~8월 전체 현대차 대비 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18.7%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현대차 5대 중 1대가 제네시스였다는 얘기다.
해외 판매 성적 개선은 더욱 인상적이다. 그간대 연간 2만대에 머물던 해외판매는 올 1~8월 4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미국에 이어 올해 중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룬 성과라는 설명이다. 지역별 판매량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월 평균 5000대 이상 팔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 연말엔 6만대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의 판매 증가 배경은 차종 다양화가 꼽힌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GV80, GV70 등을 출시하며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을 공략했다. 제네시스 SUV 라인은 해외에서 더 반응이 좋다. 지난 1~8월 해외에서 판매된 GV시리즈는 2만7630대로 G시리즈(1만3599대)보다 판매량이 2배 넘게 많다.
이 관계자는 "제네시스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었던 이유는 꾸준한 신차 출시, 차종 다각화를 통해 얻은 결실"이라며 "차종을 다각화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GV60, 첫 20만대 돌파 이끌까
이미 최다 판매 실적을 갈아치운 제네시스의 다음 목표는 첫 연간 판매 20만대 돌파다. 올해 들어 국·내외에서 매월 평균 약 1만6774대가 팔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목표는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 연말엔 '신차 효과'도 기대된다. 제네시스는 첫 전용 전기차 GV60을 올 연말께 출시할 예정이다.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에서 GV60 출시는 20만대 돌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GV60 출시는 향후 제네시스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작년엔 세단에서 SUV로 차종을 확대해 판매 영역을 넓혔다면 이젠 전기차를 출시하며 '차종 다양화'와 '친환경차'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네시스는 수소전기차, 전기차 등을 향후 5년 내 내놓을 예정이다. 장재훈 제네시스 사장은 지난 2일 '퓨처링 제네시스(Futuring Genesis) 행사에서 "2025년 이후 모든 신차는 전기차로 출시하고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전기차 등 총 8개 모델 라인업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