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백신연구소는 상장 이후 면역증강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예방 및 치료백신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4개의 파이프라인을 2026년까지 8개 이상으로 확대해 2023년에 흑자전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가 5일 기업공개(IPO) 기업설명회에서 회사의 핵심 경쟁력과 사업 전략에 대해 밝혔다. 염 대표는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needs)와 시장규모가 큰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해 발생한 매출을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백신연구소의 전신은 지난 2000년 설립한 백신 개발 벤처기업 '두비엘'이다. 2011년 차바이오텍이 인수하면서 차병원·차바이오그룹에 편입됐다. 현재 차바이오텍이 지분 45.96%를 가지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면역증강제(adjuvant)'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백신과 면역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면역증강제는 백신의 면역반응을 향상하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이다.
바이러스 같은 감염원의 병원성을 약화시킨 기존 백신의 경우 백신 효능은 뛰어나지만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안전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감염원의 일부만을 재조합 항원 형태로 만든 재조합 백신은 면역원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안전성과 면역원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면역증강제 플랫폼'이다. 백신과 함께 면역증강제를 투여하면 주입하는 항원의 양은 감소시키면서 백신의 효과는 높이거나 백신 효과를 더욱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다. 1920년대 면역증강제 '알럼(Alum)' 이후 약 80년간 허가받은 면역증강제가 없을 정도로 개발하기 어려운 기술로도 꼽힌다.
차백신연구소는 면역증강 플랫폼 기술의 탄탄한 기술력과 확장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염 대표는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 기술은 국내 백신기업 중 유일하게 면역증강제 관련 S등급 특허를 보유했고 글로벌 기업의 면역증강제보다 높은 효능을 발휘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 기술"이라며 "다양한 질환의 차세대 백신과 면역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지속적인 파이프라인 확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차백신연구소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크게 '감염성 질환 타깃'과 '항암 타깃'으로 나뉜다. 감염성 질환 타깃 파이프라인에는 △만성 B형 간염 치료백신 △3세대 B형 간염 예방백신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등이 있다. 항암 타깃 파이프라인으로는 △펩타이드 항암백신 △항암백신 면역증강제 △면역항암치료제 등이 있다.
특히 차백신연구소는 만성 B형 간염 치료백신 'CVI-HBV-002'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차백신연구소에 따르면 CVI-HBV-002는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면역반응을 유도해 완치로 연결할 수 있는 백신이다. 현재 9개 기관, 15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b상은 진행 중이다. 오는 2022년까지 투여를 마치고 2023년 임상시험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차백신연구소 측은 "만성 B형 간염은 간경변증, 간암 등의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현재까지 허가받은 B형 간염 치료백신이 없어 치료제 시장 규모가 크다"면서 "CVI-HBV-002 개발에 성공하면 최초의 상용화 치료백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역증강제를 활용한 면역항암치료제 'CVI-CT-001'도 개발하고 있다. 차백신연구소에 따르면 CVI-CT-001은 차백신연구소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면역증강제 '엘-팜포(L-pampo)'를 종양에 투여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고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률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치료제다. 앞서 지난 6월에는 항암백신에 적용하는 면역증강제 기술을 통해 2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활발한 기술이전을 통해 거둔 매출을 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차백신연구소 측은 "기술이전 추진 방향은 초기 임상을 진행한 시점에서 글로벌 기업에 기술이전하고 파트너사를 통해 글로벌 임상에 빠르게 진입, 제품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향후 5년 이내 기술이전을 통한 매출을 R&D에 투자하는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차백신연구소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각각 A, BBB 등급을 받았다. 공모예정가는 1만1000~1만5000원, 공모주식수는 395만주다. 공모예정금액은 434억~592억원 규모다. 공모가가 밴드 상단으로 결정되면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규모는 3964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백신연구소는 오는 6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후 오는 12일과 13일 일반 청약을 받아 22일 코스닥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염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차백신연구소의 신뢰도와 인지도가 향상되면 해외기업과의 기술이전 계약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감염성질환을 넘어 만성질환, 암 등 다양한 질환의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