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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지주사 ㈜이수 주주명단에 ‘대우 맏딸’은 없었다

  • 2021.10.13(수) 07:10

[승계본색] 이수④
김선정씨, 지주사 전환때 이수건설 1대주주
현물출자 불참…김상범 회장 1人 체제 일조

중견그룹 이수(ISU)의 2대 경영자인 김상범(61) 회장이 절대적인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하기 까지 그 공(功)은 김 회장의 것만은 아니다. 옛 4대 재벌 대우(大宇)그룹의 맏딸인 부인 김선정(57)씨 일조가 완성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주력사 장악 전면에 등장한 이수건설

이수의 모태인 이수화학은 원래는 이화여대의 전신인 학교법인 이화학당이 100%를 출자해 1969년 1월 설립됐다. 1988년 4월 증시에 상장할 당시에도 이화학당은 지분 11.1%를 보유,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유지했다. 

1995년 2월, 고(故)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사위가 대우를 떠났다. 김상범 회장이 대우 국제법무실장에서 이수화학 부사장으로 자리를 잡았던 게 이 때다. 이수의 출발이다. 이듬해 4월에는 이수화학을 비롯해 동림산업(현 이수건설), 이수전자(현 이수페타시스) 등 6개사로 이수를 출범시켰다. 

이수 출범을 계기로 당시 실권자(實權者)였던 김 회장은 지배기반을 닦는데 부쩍 공을 들였다. 무엇보다 주력 중의 주력 이수화학 장악이 우선순위였던 만큼 이수화학 지분 확충에 힘을 쏟았다.  

이수가 출범하던 해인 1996년 4월 인수한 이수건설을 전면에 내세웠다. 짧고 공격적이었다. 이수건설이 장내매집을 통해 지분 6.2%를 확보, 이수화학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게 같은 해 12월이다. 2000년 5월에 가서는 25%로 확대했다. 

예정된 수순이었다. 2003년 8월 이수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때 김 회장은 이수건설을 인적분할 방식으로 투자부문을 쪼개 지주회사 ㈜이수를 만들었다. 핵심 계열사 이수화학은 자연스럽게 지주회사 지배 아래 놓였다.  

안주인의 이수건설 지분 훗날 휴지조각 

동시에 김 회장은 지주회사 ㈜이수 장악에 온 힘을 기울였다. 지주회사 체제라는 게 지주회사 지분만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면 모든 계열사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김 회장은 이수건설의 지분 24.73%를 소유했다. 이외에도 이수화학(7.4%), 이수페타시스(15.43%), 이수세라믹(2.78%․2005년 8월 ㈜이수에 흡수합병) 등의 계열 지분을 보유했다. 이를 죄다 지주회사 ㈜이수에 현물출자했다. 대가로 갖게 된 ㈜이수 지분이 79.7%에 달했다. 

앞서 [승계본색] 이수 ②, ③편에서 기술한 대로 2개 개인회사 아이엠에스와 이수엑사켐과 함께 였다. 2개사 또한 이수건설(4.49%), 이수화학(4.7%), 이수세라믹(2.62%+7.83%=10.45%) 지분을 ㈜이수에 건네주고 ㈜이수의 지분을 각각 11.4%, 8.9%를 보유했다.  

김 회장의 1인 절대 지배체제는 이를 계기로 완성됐다. 당시 지주회사 ㈜이수 주주들의 면면이 김 회장과 2개 개인회사 뿐으로 ㈜이수가 전적으로 김 회장의 발아래 놓였다. 이어 ㈜이수가 이수화학, 이수건설, 이수페타피스, 이수세라믹 등의 핵심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거느렸다. 예나 지금이나 김 회장이 절대권력을 갖게 하는 힘이다. 

이에 더해 당시 김 회장의 부인 김선정씨의 행보를 들춰보면 얘기는 더 흥미진진해진다. 이수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수건설은 김 회장 말고도 개인주주가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김선정씨다. 이외 주주는 5명으로 이수세라믹, 아이엠에스 등 계열 주주사였다.  

게다가 김선정씨는 이수건설의 단일주주로는 1대주주였다. 소유지분도 29%로 김 회장(24.73%)을 훨씬 앞질렀다. 이수건설이 지주회사 ㈜이수와 사업 계열사 이수건설로 쪼개졌을 때도 각각 29%를 보유했다는 의미다. 

반면 ㈜이수의 지분(29%)은 ㈜이수가 현물출자·유상증자에 앞서 주식소각을 할 때 다른 주주 4명과 함께 유상감자에 응해 현금화했다. 당시 받은 돈이 1억원 남짓에 불과했다. ㈜이수의 주주를 김 회장과 개인회사 아이엠에스만 남겨놓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었다. 

특히 남아있던 사업 계열사 이수건설 지분(29%) 또한 지주회사 ㈜이수로 갈아타지 않았다. 남편의 1인 지배체제 완성을 위한 배려였다고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선정씨의 이수건설 주식은 훗날 휴지조각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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