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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만 잘 굴러간 이유

  • 2022.02.22(화) 07:50

[워치전망대]
타이어 시장, 수요·비용 변수 '지속'
판매가 인상·업황 대응력이 '관건'

타이어 수요 감소에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 악재가 겹친 지난해 국내 타이어 3사의 수익성이 크게 엇갈렸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비용 압박에 수익성이 후진했다. 반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등 효율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내놨다.

올해도 업계 전반에 비용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역량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와 판매가격 인상 등을 얼마나 전략적으로 실행하느냐가 수익성 차별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한국타이어만 '전진'

지난해 국내 타이어 3사의 매출은 두자릿대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한국타이어 7조1422억원, 금호타이어 2조6012억원, 넥센타이어 2조79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0.7%, 19.8%, 22.5% 늘었다.

동반 성장한 매출과 달리 영업이익은 엇갈렸다. 금호타이어는 연간 영업손실이 415억원으로 전년(-45억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고, 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44억원)은 전년보다 89% 급감했다. 한국타이어만 영업이익이 6418억원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엇갈린 원인은 △신규 차량용 타이어 수요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 대란 등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변수와 이에 대한 적응력 탓으로 풀이된다.

넥센타이어 측은 "유럽공장 정상가동과 시장 환경 개선으로 매출이 증가했으나, 해상운임 폭등과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영업수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측도 "매출은 국내외 성장에 따라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원재료비, 선임의 대폭 상승으로 개선이 지연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물류비 부담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의 매출 대비 운송비 비율은 2018~2020년 6~7%대였는데, 작년의 경우 1분기 10.5%, 2분기 12.7%, 3분기 16.3%, 4분기 18%(추정치)로 급등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국타이어는 외형과 내실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고수익 제품 판매에 주력한 결과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교체용 타이어 판매 증가와 효과적인 지역별 판매 가격 운용 등을 통해 이뤄낸 성과"라며 "특히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이 전년보다 3.1%포인트 증가한 약 37.7%를 차지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와 질적 성장을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다만 뒷심은 부족했다. 이 회사는 한국공장 파업 여파로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1% 감소한 879억원에 머물렀다.

올 하반기가 '관건'

올해 전망도 엇갈린다.

우선은 자동차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가 올 상반기까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나,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전후로 자동차 생산량 회복이 예상된다"며 "OE 시장의 회복과 함께 선진국 RE 성장이 동반되면서 한국타이어의 경우 매출 8조원에 도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동차 수요를 부정적으로 진단하는 경우도 있다. 신차 수요는 물론이고, 교체용 수요도 지난해 급등세가 지속되진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에 대해 "OE(신차용 타이어) 판매는 완성차 업체들의 반도체 조달 정상화 지연으로 성장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며 "RE(교체용 타이어) 판매 또한 2021년과 비교해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물류 비용 부담은 장기계약 추진 등으로 부담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송선재 연구원은 "지난해 상승한 운임지수는 누적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넥센타이어의 경우 해운업체들과 운임을 낮추는 대신 장기계약을 체결해 비용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어 3사는 올 하반기 수요 확대를 기대하면서 고수익 판매 비중 확대와 판매가격 인상 등과 같은 수익성 제고 노력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원자재 비용 상승 구조를 바닥에 깔고 가는 가운데 타이어 업체 간 가격전가 능력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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