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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제약바이오, 미국 암학회 총출동…대면 효과 누릴까?

  • 2022.03.23(수) 06:50

유한·한미·에이비엘바이오 등 14개 기업 참가
"올해 대면 행사로 기술이전 등 활발 기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14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에 참가해 항암제 파이프라인 발표에 나선다. AACR은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로, 올해는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기대할 수 있는 국제 학술행사인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대감도 크다.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AACR이 내달 8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된다. 국내에선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전통 제약사를 포함한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가해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한·한미 등 이중항체 항암제 연구결과 발표

먼저 유한양행, 에이비엘바이오, 한미약품 등은 이중항체 항암제 관련 파이프라인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이중항체는 두 개의 다른 항체를 결합해 만든 약물이다. 한 종류의 질병인자만 공격하는 단일항체와 달리 두 개의 인자를 공격할 수 있어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지만 시장성이 높아 글로벌 제약사가 크게 주목하는 분야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유한양행은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도입한 'YH32367'의 전임상 결과를 내놓는다. YH32367은 4-1BB와 사람 상피세포 증식인자 수용체2형(HER2)을 동시에 표적하는 면역항암 이중항체 치료제다. 암을 유발하는 HER2 유전자에 먼저 결합한 후 T면역세포 활성수용체인 4-1BB를 자극해 면역체계에 항암작용을 일으킨다. 앞서 지난 2020년 열린 AACR에서 인터페론 감마와 같은 세포사멸 사이토카인 분비를 증가시키고 종양세포 사멸을 유도했다는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유한양행은 YH32367의 전임상을 마무리하고 올해 국내 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EZH1과 EZH2를 이중저해하는 표적항암치료제 'HM97662'의 전임상 결과를 선보인다. EZH1과 EZH2는 기존 항암요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재발·불응성 암종에서 돌연변이가 생기거나 과발현하는 발암 유전자다. HM97662은 지난해 국가신약개발재단의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한미약품은 경쟁 약물 대비 HM97662의 항암효과와 이중저해 효과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번 AACR에서 추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레고캠·지놈앤컴퍼니, 항체-약물 복합체 기술 접목 항암제

레고켐바이오와 지놈앤컴퍼니는 항체-약물 복합체(ADC) 기술을 접목한 항암제의 연구결과를 공개한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결합하는 기술이다. 암세포만을 정확하게 찾아가는 항체의 장점과 암세포를 공격하는 능력은 뛰어난 약물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레고켐바이오는 Trop2 표적하는 ADC 후보물질 'LCB84'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Trop2는 방광암, 췌장암 등의 고형암 세포 표면에서 과발현하는 항암 표적 단백질이다. Trop2 표적 ADC는 아스트라제네카와 길리어드사이언스 등 글로벌 제약사가 주목하는 분야다. 업예게선 이번 AACR 결과에 따라 LCB84 역시 굴지의 기업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레고켐바이오는 LCB84의 임상1상을 자체적으로 진행, L/O 계약 규모를 최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지놈앤컴퍼니 스위스 제약사 디바이오팜과 공동으로 연구 중인 ADC 후보물질 'GENA-111-AF'의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GENA-111-AF는 지놈앤컴퍼니의 신약개발 플랫폼에 디바이오팜의 멀티링크 기술을 접목한 ADC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양사는 지난해 2월 공동연구계약을 체결, ADC 기술에 최적화한 후보물질을 발굴에 나섰다. 지놈앤컴퍼니는 이번 행사에서 △신규 면역항암 타깃 'CNTN-4'를 억제하는 면역항암제 'GENA-104A16' △신규 면역항암 타깃 'GICP-105' 등의 연구 결과도 함께 공개한다.

보로노이 등 비상장 바이오기업도 참가

또 에스티큐브, 에이비온, 파멥신 등의 기업이 신규 표적 면역항암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에스티큐브는 면역항암제 'hSTC810'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hSTC810는 에스티큐브가 세계 최초로 발견한 'BTN1A1'을 표적하는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이번 행사에서 hSTC810의 개시 용량을 결정하고 방사선 요법(RT)과 시너지 효과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에이비온은 'CLDN3' 표적 항체치료제인 'ABN501'을, 파멥신은 'VISTA' 표적 항체치료제 'PMC-309'에 대해 공개한다.

이밖에도 국내 비상장기업 중에선 딥바이오와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보로노이가 AACR에 참가한다. 딥바이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심화학습(딥러닝) 분석 기술 등을 공유한다. 이번 발표엔 △환자의 생존 예측 분석 연구 △여러 암에 범용 적용 가능한 생존 분석 연구 등을 포함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종양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 등을 통해 환자의 특이 면역세포를 생산하고 면역관문억제제의 효능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한다.

AACR,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 등 기대

AACR은 매년 전 세계 80개국 500개 이상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가하는 암 관련 학술대회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 관련 학회로 꼽힌다. AACR은 초기 연구개발(R&D) 단계에 있는 후보물질의 초기임상이나 전임상(동물실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다.

국제 의약 학술행사는 신약 연구 흐름을 파악하는 동시에 기업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글로벌 제약사의 눈에 띄면 기술수출(L/O)로 이어지는 등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 이번 AACR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여러 연구 성과가 공개돼 기술이전, 공동연구 등에 대한 논의도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AACR를 기점으로 기술이전이나 오프라인 실사, 대면 협의가 진행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텍 모멘텀이 발생하는 시점이 오고 있다"면서 "AACR 학회 발표 내용은 동물실험 결과가 주를 이루지만 최근 대부분 빅파마의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시기가 비임상과 같은 초기 단계로 앞당겨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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