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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키우는 샤페론…IPO '재도전' 성공할까

  • 2022.05.06(금) 07:10

연구협력·기술이전 '활발'…임상 속도 'UP'
인플라마좀, 나노바디 자체 플랫폼 강점
"올 상반기 코스닥 시장 입성 목표"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바이오신약 개발업체 샤페론이 올해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입성에 재도전한다. 회사는 잇단 연구 성과를 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업체와 연이어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2020년 기술성평가 문턱을 넘지 못한 샤페론이 올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자체 개발' 플랫폼 강점

샤페론은 지난 2008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실험실 벤처로 출발했다. 창업자인 성승용 서울대 의대 미생물학과 교수와 2020년 10월 합류한 전문경영인인 이명세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5명의 전문의료인, 13명의 박사 및 13명의 석사를 포함한 총 35명의 임직원이 재직하고 있다.

복잡한 면역 시스템에 의해 발생한 염증 질환을 타깃한 바이오 신약을 개발 중이다. 핵심 기술은 △인플라마좀과 △나노바디 플랫폼이다. 인플라마좀은 모든 염증 질환을 유발하는 공통 경로로 알려져 있다. 샤페론은 세계 최초로 GPCR19 수용체에 결합해 인플라마좀을 조절하는 기전을 발견했다.

염증이 개시되는 단계에서부터 증폭 단계까지 광범위하게 염증을 억제하는 게 해당 플랫폼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기존 염증조절복합체 억제제는 염증이 증폭하는 단계에서만 효과가 발생했다. 여러 자가면역질환과 만성염증성 질환의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코로나19 폐렴 치료제 등이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나노바디는 낙타, 라마 등 낙타과 동물의 혈액 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특수 항체다. 기존 항체의 10분의 1 정도의 크기가 작아 조직 침투성과 항원 접근성이 좋다. 나노바디 플랫폼을 이용하면 면역 부작용을 줄이면서 다양한 투여 경로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샤페론은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서울대 시스템면역연구소에서 알파카를 직접 키워 항체를 채취하고 있다. 면역·라이브러리 구축, 패닝·스크리닝 및 평가에 이르는 나노바디 전주기적 플랫폼을 갖춘 업체는 세계적으로도 소수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기반으로 면역항암제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기술이전·임상 허가 등 연구 성과 '속속'

샤페론은 여러 기업들과 공동 연구개발(R&D), 기술이전(L/O) 등을 통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동국제약과 염증성 질환 신약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샤페론의 면역치료제 기초과학 역량과 동국제약의 제품화 역량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염증조절복합체를 이중으로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지난달 19일에는 혁신신약 개발업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후보물질을 L/O했다. 지난해 3월 국전약품과 계약을 체결한 데 이은 두 번째 L/O 성과다. 이번 계약으로 샤페론은 브릿지바이오로부터 선급금(업프론트) 20억원을 계약 체결 한 달 내로 받게 된다. 임상 및 허가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는 280억원이다. 상용화 단계에 이를 경우 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로열티)도 받는다.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임상에도 속도가 붙었다. 샤페론에 따르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은 현재 미국 임상1b/2상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사전 임상시험계획(Pre-IND) 서한을 수령, Pre-IND 과정을 마쳤다. Pre-IND 미팅은 임상 및 신약개발 전반에 걸친 시험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으로 임상시험 승인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꼽힌다. 회사는 누겔의 임상1b/2상 진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치료제 '누세핀'도 개발하고 있다. 최근 국가신약개발재단(KDDF)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지원과제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샤페론은 1년간 약 91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누세핀은 지난 1월 식약처로부터 다국가 임상2b/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 밖에도 경구용 치매치료제 '뉴세린' 등을 개발 중이다. 뉴세린은 지난해 11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임상1상 IND 허가를 획득했다.

"상반기 코스닥 입성 목표"

샤페론은 기술특례상장을 활용해 올 상반기 코스닥 시장 입성에 도전한다. 지난 1월 6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샤페론은 지난 2020년 기술성평가에 탈락하면서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코스닥 기술성평가 제도는 기술성이나 상업성이 뛰어난 업체가 전문 기관의 평가를 거쳐 상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지난해 11월 기술성평가에선 나이스평가정보와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아 여유있게 통과했다.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조직을 정비하는 등 IPO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4월 윤명진 전무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윤 전무는 20여년간 헬스케어 분야의 신사업 개발과 전략 기획 부문의 요직을 두루 거쳐온 재무 전문가다. LG생명과학과 삼일회계법인 등에서 투자, IPO, 인수합병(M&A) 관련 자문 및 컨설팅업무를 담당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임상개발 전문가 이지선 상무를 임상개발 전략 및 역량 강화를 위해 임상개발 전문가 이지선 상무도 영입했다.

샤페론은 2016년 35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시작으로 2018년 150억원의 시리즈B 투자, 2020년 260억원의 시리즈C 투자 등을 유치한 바 있다. 국책 과제 45억원을 포함해 조달한 외부 자금은 총 507억원에 달한다.

이명세 샤페론 대표는 "샤페론은 세계 최초로 GPCR19 표적 염증복합체 억제제 및 나노바디 항체 치료제 동시 라인업을 지녔다"면서 "상장을 통해 샤페론의 핵심 파이프라인의 해외 임상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국내외 공동 R&D·임상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혁신 면역신약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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