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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웹3.0 시대, 블록체인 역할은

  • 2022.05.21(토) 09:30

[테크톡톡]
이용자가 데이터 주권 갖고 운영 참여
"블록체인 기술 통해 웹3.0 구현 가능"

웹3.0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가상자산(코인)으로 이름을 알렸던 블록체인 기술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웹3.0에선 데이터를 기존의 기업 서버 대신 블록체인 플랫폼에 저장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원하는 때 필요한 만큼만 공개하는 '데이터 주권'을 가질 수 있다. 또 이용자가 서비스 운영에 직접 참여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갈 수도 있다. 이 같은 웹3.0의 핵심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선 블록체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가 발행한 보고서(블록체인, 웹3.0 기술 생태계 동향)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은 최근 웹3.0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함께 주목받고 있다. 웹3.0은 이용자가 정보를 일방적으로 수용했던 웹1.0과,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가 상호 소통하는 웹2.0을 넘어 '탈중앙화'와 '소유'를 내건 인터넷 환경을 말한다.

웹3.0을 이끌 대표적인 블록체인 기술 중 하나로 DID(블록체인 전자신분증시스템)를 꼽을 수 있다. DID란 블록체인에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데이터 등을 저장해, 이용자가 원하는 때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공개하는 신분증명 서비스다.

기존 신분증명 서비스는 이용자들의 정보를 한 서버에 몰아넣고, 기업이 이를 직접 관리하는 식으로 운영됐다. 예를 들어 한 이용자가 포털 뉴스에 댓글을 달기 위해 자신의 개인정보를 입력한 뒤 가입하면, 포털 기업은 해당 정보를 직접 관리하며 온라인 마케팅 등에 활용했다. 일부 플랫폼 기업은 스팸 문자와 광고 전화 등으로 이용자의 피로도를 높이기도 했다.

보고서는 "DID는 오프라인에서 신원확인을 관리하는 것처럼 온라인에서 사용자 스스로 자신의 신원정보를 관리·통제할 수 있다"며 "웹3.0 시대에는 자기 주권적 신원 기반의 로그인 서비스가 대중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유럽연합은 대규모 DID 서비스를 위해 여러 국가를 블록체인 인프라로 연결한 'EBSI(유럽 블록체인 서비스 인프라)'를 최근 구축했다. 유럽연합은 EBSI를 바탕으로 유럽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신원 지갑 서비스를 운영하고, 디지털 신분증과 증명서를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2030년까지 공공 서비스를 모두 온라인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블록체인을 통해 이용자가 데이터를 소유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서비스도 개발될 것이라 전망했다. 대표적인 예로 NFT를 들었다. NFT는 디지털자산에 고유번호를 매겨 원본 또는 진품 개념을 더한 서비스다. 루브르 박물관이 블록체인 기술로 고유번호를 매긴 모나리자 이미지파일 100개를 만든다면, 단순히 복사한 파일들과 달리 '한정판 엽서'처럼 희소성을 갖게 된다.

하지만 NFT는 단순히 희소성을 더할 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자신의 지갑에 직접 보관하고 소유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게임 아이템을 예로 들면 기존엔 게임 개발사의 서버에 아이템이 저장돼 서버 오류 시 아이템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NFT로 만든 게임 아이템은 이용자의 지갑에 직접 보관돼 개발사의 서버에 오류가 생기거나 서비스를 중단해도 계속 이용자가 소유할 수 있다.

보고서는 "지금까지 우리는 디지털 작품이나 게임 내 아이템을 온전히 소유해 본 경험이 없었기에 낯설 수 있다"면서도 "NFT가 갖는 디지털자산의 저작권보호 순기능을 강화하고, 거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디지털 자산을 소유하는 새로운 인터넷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웹3.0에선 블록체인으로 이용자가 직접 서비스 운영에 참여하는 커뮤니티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웹2.0 시대엔 기업이 서비스 운영 권한을 갖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웹3.0에선 블록체인 기술로 웹 서비스의 데이터를 여러 이용자에게 저장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직접 투표권을 갖고 운영에 참여하는 체계를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이처럼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가 민주적으로 운영에 참여하는 커뮤니티를 DAO(다오)라고 부른다. 다오는 중앙 주체 없이 여러 개인이 모여 만든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으로, 구성원들은 운영과 관련된 제안과 투표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다오가 여러 차례 투표 과정을 거치다 보니 의사결정이 느려지고 효율성이 낮아진다는 지적도 있다. 또 과거 이더리움의 '더 다오'에서 운영상 문제가 발생해 대규모 가상자산(코인) 탈취가 발생하는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이 남아있다. 보고서는 추후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다오의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보고서는 "웹3.0이라 일컫는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이 일상에 스며들면서 점차 변화해나갈 것"이라며 "웹3.0은 인터넷이 대중화되었던 것처럼 블록체인이 대중화될 때 비로소 현실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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