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플랫폼 기술은 신약 개발의 기간 단축, 비용절감 등을 이끌어 낼 수 있어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이끌 것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가 19일 개최한 '제1회 AI 신약개발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에서 AI 신약개발 스타트업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이날 자리에는 메디리타, 신테카바이오, 바이온사이트 등 세 곳이 참여해 각사의 약물개발 분야 플랫폼 기술에 대해 설명하며 제약바이오 기업들과의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메디리타, 1년 걸릴 신약 후보물질 발굴 단 3주만에 완료
배영우 메디리타 대표는 "약물 가능 화합물은 약 10의 60승(10⁶⁰)개, 일반 유전자는 약 2만5000개, 신진대사체 약 11만개, 알려진 질병은 약 1만2000종류, 이 중 희귀 질환만 7000종류에 달한다"며 "제약산업에서 신약 개발은 긴 시간, 고비용, 낮은 성공률 등 지속적인 효율성 하락이라는 문제가 발생하며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메디리타(MediRita)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빅데이터를 구축함으로써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MuN-AI(Multi-omics Network AI)를 개발했다. MuN-AI는 △타깃 발굴 △약물 재창출 △약물경로 예측 △약물디자인 등 물질 연구 △합성 설계 △약물 효능 예측 등 6대 주요 기능이 있다.
글로벌 공공 오믹스(Omics) 데이터베이스에서 지식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학습한 AI로 신약의 약효와 안전성을 예측한다. 오믹스(Omics)란 생물학에서 유전체학, 단백질체학과 같이 생물정보학 기법을 활용해 통합적인 생물정보와 이들 간의 상호관계를 연구하는 학문분야를 말한다.
배 대표는 "오믹스 데이터와 함께 인체에 실제 반응으로 표현되는 증상, 질환과 사용되는 약물 등에 대한 데이터를 총 망라한 멀티오믹스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특정 질환에 효용이 있는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해 적중률 높은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은 이제 시작 단계로 글로벌 빅파마들은 2016년부터 AI스타트업 기업과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의 AI스타트업 베네볼런트AI와 함께 AI를 통해 발굴한 바라시티닙은 지난 2021년 7월 코로나 치료제로 단독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또 영국의 AI스타트업 엑센시아도 세엘진(현 BMS)과 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후보물질 발굴 관련 협업을 진행하는 등 신약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배 대표는 "MuN-AI를 활용해 1년 걸릴 신약후보물질 발굴을 단 3주 만에 완료하는 혁신적인 성과를 올렸다"면서 "신약 공동연구 진행과 소프트웨어라이선스(라이선스 판매 및 DB통합), 단계별 마일스톤 계약 등이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AI로 신약을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테카바이오, 후보물질 탐색 적중률 최대 23.3% 확인
이미 다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신테카바이오도 이날 자리에서 주요 AI신약 플랫폼과 유전체 플랫폼을 소개했다. 양현진 신테카바이오 상무는 "신약 개발에 있어 택한 플랫폼 기술은 바이오테크놀로지 보다는 IT에 가까운 기술"이라며 "슈퍼컴퓨팅 기술과 인공지능으로 새로운 패러다임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고 기여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신테카바이오의 주요 AI플랫폼 기술은 구입 가능한 수억 단위의 화합물 라이브러리 검색을 통해 유효물질을 도출하는 딥매처(DeepMatcher)다. 딥매처는 유효물질 도출을 비롯해 최적화를 통한 선도물질 발굴, 2차 타깃과 오프 타깃 분석, 약물저항 바이오마커의 개발을 위한 플랫폼으로써 정확하고 효율적인 신약후보물질 발굴을 가능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딥매처는
또 신테카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신생항원 발굴 플랫폼 'NEO-ARS'는 암환자의 종양과 혈액 유전체 데이터로부터 높은 정확도로 신생항원을 예측한다. 2차원 아미노산 서열정보를 바탕으로 신생항원을 예측하는 알고리즘과는 달리 NEO-ARS는 3차원 단백질 구조상에서 면역원성을 예측해 정확도를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플랫폼 기술인 'GBL-ARS'은 약물의 유전적 바이오마커(genetic biomarker labeling)을 위한 자동보고시스템(automatic report system)이다. 초기 단계 임상시험에서 확보된 약물반응성과 유전체 데이터를 사용해 약효예측 유전자변이 관점의 바이오마커를 발굴한다. 이밖에도 AI신약 플랫폼 및 유전체 빅데이터를 위한 고성능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양 상무는 "아무리 좋은 데이터와 툴 등을 갖고 있어도 결국은 실험을 통해야 한다. 딥매처가 예측한 결과물을 가지고 실험적으로 검증해서 딥매처 성능을 검증하고 내부적으로 활용해서 초기 후보물질을 탐색해나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서 "딥매처 히트를 통해 수백종 단백질 후보를 평가 및 검증한 결과 수백 종의 표적 단백질과 다양한 질환 영역에서 23.3% 까지 적중률을 확인했다"고 자신했다.
AI 신약 후보물질 탐색, 2만달러에서 500~1000달러로 비용 절감
유호진 바이온사이트 최고기술책임자도 자체 개발 AI플랫폼에 대해 소개했다. 바이온사이트의 AI플랫폼 '글랜스(Glance)'는 생물 의학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하고 최첨단 딥러닝 모델을 수용해 방대한 데이터 아래 숨겨진 단서를 찾아내는 새로운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이다. 해당 플랫폼은 생물의학 문헌, 분석, 화학 및 유전자 프로필과 같은 단백질 표적 및 약물 후보에 대한 생물의학 데이터의 복잡한 네트워크를 단순화하고 표적 식별 및 약물 용도 변경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가장 관련성이 높은 데이터를 추출한다.
또 다른 AI플랫폼 '스켈레톤(Skeleton)'은 단백질 표적에 대한 약물 후보를 찾고 최적화하는 방법을 찾는다. 자체 AI플랫폼 기술로 주석이 달린 대규모 화합물 단편의 사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후보의 미확인 제약 기능을 발견하고 표적의 결합 부위에 맞는 최적의 단편 조합을 구성함으로써 정밀도로 새로운 약물 설계 및 스크리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자블린(Javelin)'은 첨단 AI와 머신러닝(ML) 모델을 통합한 화학단백체학 플랫폼으로, 고해상도 질량분석기(HRMS)에서 생성된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하고, 약물과 단백질 표적 간의 생화학적 상호작용을 발견한다. 자블린은 약물 발견에서 표적 식별 및 약물 사용 불가능한 표적 발견을 가속화하고 글랜스(Glance)와 스켈레톤(Skeleton)의 조합으로 새로운 약물 디자인에 활용할 예정이다.
유 최고기술책임자는 "자사 플랫폼을 통해 후보물질 탐색에 2~4주 걸리던 기간이 1~2일이면 되고 비용도 2만달러에서 500~1000달러로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블린 기술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을 협업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