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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워치]8조 '안구건조증' 시장…새 치료제 나올까

  • 2023.02.19(일) 10:30

안구건조증 치료제 2종 FDA 허가절차 탄력
현재 2개사 독과점…국내 개발 기업도 촉각

새로운 안구건조증 치료제가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4개에 불과합니다. 이마저도 미국 애브비(전 앨러간)와 미국 노바티스의 치료제가 관련 시장을 독과점하는 상황인데요. 전 세계 8조원 규모에 달하는 안구건조증 시장의 판도가 바뀔지 바이오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최근 미국 알데이라 테라퓨틱스(알데이라)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리프록살랍'에 대한 신약 허가신청(NDA)을 승인했습니다. NDA 허가는 신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알데이라는 지난 2021년 12월 임상3상에서 주요 평가변수 기준을 충족하는 데 실패한 바 있습니다. 이후 지난해 6월 새롭게 진행한 임상3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 FDA 허가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안구건조증은 과도한 눈물 증발이나 수분 부족으로 안구 표면이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눈 시림, 자극감, 이물감 등 증상이 나타납니다. 삶의 질도 떨어뜨리는 데다 심각하면 시력 손상도 초래할 수 있고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2017년 기준으로 미국 성인 인구의 6.8% 이상이 안구건조증을 진단받았다고 해요.

특히 전자기기 사용 증가와 미세먼지 등 대기 환경 악화 등으로 전 세계 안구건조증 환자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52억달러(약 6조8000억원)에서 2027년 65억달러(약 8조51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리프록살랍은 반응성 알데히드종(RASP)을 조절하는 원리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입니다. RASP는 세포 내 여러 수용체나 효소와 결합해 이들의 기능을 방해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매개체를 활성화하는 물질입니다. 염증성 안과 질환이나 전신 염증 질환에서 RASP가 높게 나타납니다. 리프록살랍은 RASP 수준을 낮춰 안구건조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RASP 기전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은 리프록살랍이 처음입니다.

앞서 FDA는 지난해 9월 캐나다 바슈롬 코퍼레이션(바슈롬)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NOV03'에 대해서도 NDA를 승인했습니다. NOV03는 안구건조증 환자의 90%가 겪는다고 알려진 마이봄선 기능 장애(MGD) 증상을 개선하는 약물입니다. 마이봄선은 눈꺼풀 속눈썹 뿌리 근처에 있는 지방 분비선으로, 눈물이 증발하지 않도록 감싸는 역할을 합니다. NOV03 역시 최초의 MGD 기전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입니다.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개발이 어려운 영역으로 꼽힙니다. 우선 안구건조증의 발병 원인이나 증상이 다양해 환자마다 치료제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다른 질환과 비교했을 때 약효를 수치화하기도 어렵습니다. 환자의 주관적인 느낌을 평가하는 방식이 주를 이룹니다. 또 안구건조증 환자는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해당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하는 약물이 안구건조증을 악화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이뇨제나 항히스타민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이 안구건조증입니다.

현재 FDA가 허가한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애브비의 '레스타시스' △노바티스의 '자이드라' △칼라 파마슈티컬스의 '에이수비스' △오이스터 포인트 파마의 '티어바야' 4개입니다. 2019년 8월 레스타시스의 특허 만료로 제네릭 제품이 진출하고 있지만, 사실상 레스타시스와 자이드라가 관련 시장을 과점 중이고요. 무엇보다 이들 치료제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레스타시스의 경우 따갑다는 부작용이 자주 보고되고, 자이드라는 염증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 현황. /그래픽=비즈워치

이런 상황 속에 새로운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의 FDA 허가 절차에 탄력이 붙으면서, 업계에선 관련 시장의 판도가 바뀔지 주목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안구건조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국내에선 HLB테라퓨틱스, 유유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이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HLB테라퓨틱스는 미국 자회사 리젠트리를 통해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RGN-259'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RGN-259는 항염 효과가 있는 티모신 베타4를 포함하고 있어 안구건조증 치료에 적합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세 번째 임상3상을 마쳤고, 네 번째 임상3상을 준비 중입니다. 회사 측은 "지난해 10월 네 번째 임상3상 프로토콜(임상시험 설계)에 대한 사전 논의를 위해 FDA에 프로토콜 특별평가제도(SPA) 신청서를 제출했다"면서 "현재 FDA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추가 보완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유유제약은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YP-P10'의 미국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합성 펩타이드를 활용한 신약이고요. YP-P10는 한국과 호주, 러시아 특허 등록을 마쳤고,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12개국에 특허출원을 완료해 심사 중입니다. 개발을 넘어 상업화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됩니다. 머지않아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올까요? 개발이 쉽진 않지만, 시장성이 높은 영역인 만큼 국내외 기업들의 연구개발 성과를 관심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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