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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내 마음 속 산들바람…LG '브리즈' 통할까

  • 2023.08.28(월) 11:00

LG전자 출시 마인드웰니스솔루션 체험해보니
뇌파 측정해 수면·마음 관리…착용감은 한계점

LG전자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 '브리즈'./사진=백유진 기자 byj@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

LG전자가 최근 건강하고 행복한 마음 상태를 만들어 준다는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 제품, 브리즈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갤럭시워치를 통해 수면 관리 시스템을 강화했다면, LG전자는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를 제시해 건강 관리 솔루션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브리즈(brid.zzz)는 고객에게 산들바람(breeze) 같은 상쾌함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아 선보인 LG랩스의 첫 제품이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이나 솔루션을 제공하는 마케팅 플랫폼 'LG랩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LG전자는 사내독립기업(CIC)에서 기존 사업 분야 외 새롭게 시도한 아이디어 제품도 LG랩스를 통해 공개한다. 브리즈도 LG전자 CIC인 슬립웨이브컴퍼니가 내놓은 제품이다. LG전자로부터 제품을 대여받아 2주 동안 체험해 봤다.

LG전자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 '브리즈'./사진=백유진 기자 byj@

귀에 꽉 차게…기능성에 착용감 한계

브리즈는 무선 이어폰 모양이다. 크기는 애플 에어팟이나 삼성전자 갤럭시버즈 등 일반 무선 이어폰에 비해 크다. 충전 케이스 크기도 성인 여성 주먹만해 휴대성은 다소 떨어진다. 다만 실내에 두고 사용할 경우 무드등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충전 케이블을 연결한 뒤 제품 위쪽을 가볍게 두 번 두드리니 조명이 켜졌다.

기능은 크게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주는 '마인드케어'와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슬립케어' 두 가지로 나뉜다. 올 초  미국 CES 2023에서는 슬립케어 솔루션으로만 최초 공개했지만, 이후 제품 업데이트 과정에서 마인드 케어 기능을 추가했다.

브리즈를 충전 케이블에 연결하면 조명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이어버드의 경우 귀 모양에 맞춘 인체공학적 형태로 특수 설계됐다. 이어버드를 귀에 착용하면 사용자의 귀 안쪽에서 뇌파를 감지하고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뇌파 측정이라는 용도가 있다 보니, 일반 이어폰에 비해 착용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이어버드를 손으로 구부려 귀 안쪽으로 넣어야 한다. 설명서를 보지 않고는 어떻게 착용해야 할지 직관적으로 감이 오지 않았다.

브리즈를 착용한 모습./사진=백유진 기자 byj@

귀에 꽉 차게 끼워 넣는 형태라 착용감도 다소 떨어졌다. 두 가지 크기의 이어팁이 제공되는데 작은 사이즈를 끼워도 불편감이 느껴졌다. 이어폰을 장시간 사용할 때 외이도염에 잘 걸리는 이들이라면 더욱 민감할 듯했다. 

특히 귀가 젖은 상태에서 이어폰을 끼면 외이도염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데, 브리즈의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귀 안쪽을 촉촉하게 만든 후 착용해야 했다. 전극이 닿는 영역을 촉촉하게 해 수분감이 더해져야 정확한 생체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브리즈의 이어버드. 금속 전극을 통해 뇌파를 측정, 수면을 유도한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어디서든 '명상' 해볼까

브리즈는 무선 이어셋과 뇌파 조절 유도 콘텐츠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App)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앱을 실행하면 성별, 키, 몸무게 등 신상 정보와 함께 평소 수면 시간과 질병 유무 등의 생활 데이터를 기록한다. 브리즈를 통해 측정한 뇌파로 현재 상태와 평소 생활 데이터를 접목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브리즈 앱 내 마인드케어 종류./사진=브리즈 앱 캡처

먼저 마인드케어는 △긴장을 풀고 싶을 때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새로운 나를 찾고 싶을 때 △답답하고 괴로울 때 등 상황에 따른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요한 모드에 따라 안정 및 숙면을 유도하는 주파수 소리나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사운드, 자장가 등 90여종의 콘텐츠가 나온다.

업무 시작 전 조용한 환경에서 3분 동안 마인드케어를 체험해 봤다. '답답한 마음을 진정시키는 음악과 호흡'을 실행하니 몽환적인 음악과 함께 목탁 소리가 흘러나왔다. 화면에서 안내하는 대로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뱉었다.

브리즈 앱 사용 화면./영상=브리즈 앱 녹화

평소 요가원에서 명상을 즐기는 편이라, 일과 중에도 간편히 명상을 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3분간의 호흡이 끝나니 '명상을 정말 잘하셨습니다. 활기찬 하루를 보내게 될 거예요!'라며 점수를 매겨줬다. 83점에서 94점까지 점수가 올라갔다. 

다만 카페 등 소음이 있는 장소에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오픈형 이어폰이기 때문에 주변음이 그대로 들리는 데다 주변 환경 때문에 집중이 힘들었다. 호흡을 제대로 따라 하지 못하거나 움직일 때는 '명상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잡생각이 많을 수 있어요'라며 '팩폭(팩트 폭력)'이 날라왔다.

사용자의 움직임 등을 통해 정신건강 점수를 책정한다./사진=브리즈 앱 캡처

이어폰 착용하고 잘 수 있다면

슬립케어는 수면 상태에 나타나는 세타파와 델타파를 유도해 깊은 잠에 들도록 도와주는 기능이다. 여기에는 좌뇌와 우뇌에 각각 다른 주파수를 들려주는 '뇌파동조 원리'가 적용돼 있다. 깊은 수면 상태에서는 0.5~3Hz(헤르츠)의 뇌파가 흐르는데, 이를 유도하기 위해 왼쪽 귀와 오른쪽 귀에 그만큼의 주파수 차이가 나는 소리를 들려주는 방식이다. 

브리즈 앱에서 △조용한 여름밤 귀뚜라미 풀벌레 소리 △물속에서 듣는 잠 오는 심해 △시골 밤 평상에 누워 별 바라보기 △내리는 봄비에 젖는 새싹 △멀리서 들리는 파도 소리 등 취향에 맞는 분위기를 선택하면 그에 맞는 소리가 들린다.

슬립케어 메뉴./영상=LG전자 브리즈 앱 녹화

밤에 브리즈를 착용하고 인기 1위라는 '조용한 여름밤 귀뚜라미 풀벌레 소리'를 켜봤다. 눈을 감고 들으니 현장감이 느껴졌다. 음질이 좋지는 않았지만, 오픈형 이어폰의 특징 덕분에 실제 밖에서 들리는 소리처럼 들려 오히려 좋았다.

하지만 체험 기간 내내 브리즈를 온전히 착용하고 잠 들진 못했다. 착용감 때문이다. 평소 옆으로 누워 잠드는 편이라 귀가 눌려 브리즈를 착용한 채 잠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슬립케어를 마치면 수면 시간, 수면 단계, 수면 자세 등을 종합한 수면 점수가 책정된다. 총수면 시간 5시간21분 중 입면 시간이 3시간에 달하는 처참한 결과가 나왔다.

브리즈 앱에서 제공하는 수면 상세 정보./사진=브리즈 앱 캡처

체험 결과 브리즈를 통해 산들바람 같은 상쾌함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만족도는 사용자마다 다를 듯 했다. 개인적으로는 학창 시절 사용하던 집중력 학습기 '엠씨스퀘어'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뇌파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 고도화된 기기임은 분명하지만, 효과가 각자 상대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게 느껴졌다. 40만원대에 달하는 제품 가격도 다소 장벽이다. 

다만 LG전자는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식물재배기 '틔운', 이동형 모니터 '스탠바이미' 등 기존에 없던 전자 기기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하는 역량을 갖고 있다. 이는 끊임없는 도전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브리즈 역시 그 일환이다. 새 시장 개척을 위한 꾸준한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LG전자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 '브리즈'./사진=백유진 기자 b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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